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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경쟁에 K-디스플레이 위기감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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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경쟁에 K-디스플레이 위기감 커진다

대형 OLED TV패널서는 중국의 추격…애플은 마이크로LED 직접 생산 방침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퀀텀닷(QD) OLED 신기술을 공개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퀀텀닷(QD) OLED 신기술을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의 대표 전자업체들이 속속 도전장을 내밀면서 K-디스플레이에 위협이 되고 있다.

25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TCL은 최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고, 미국 애플은 최근 자사의 모바일기기에 직접 개발한 마이크로LCD를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OLED 부문과 마이크로LED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TCL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자사가 최초로 개발한 첫번재 OLED TV를 공개했다. TCL은 TV 출하량 기준 글로벌 3위 기업이다.

이번에 공개된 TCL의 OLED TV는 세계 최초로 '잉크젯 프린팅' 방식이 적용됐다. 잉크젯 프린팅은 유기 화합물을 기판 위에 뿌려 인쇄하는 것처럼 디스플레이 패널을 만드는 방식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진공 증착 방식 대비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가격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3에서 '차량용 18인치 슬라이더블 OLED' 차량 제품을 공개했다. 사진=LG디스플레이이미지 확대보기
LG디스플레이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3에서 '차량용 18인치 슬라이더블 OLED' 차량 제품을 공개했다. 사진=LG디스플레이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저가공세에 LCD시장의 주도권을 내줘야 했던 과거의 사례가 OLED에서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OLED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글로벌 점유율은 2016년 당시 98.1%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82%까지 낮아졌다. 반면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1.1%에서 16.6%로 성장했다.

TCL를 비롯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대형 OLED 패널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면, 미국의 애플은 중소형 패널 시장을 잠식할 태세다. 애플이 내년 말부터 자체 개발한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를 자사의 애플워치를 포함한 모바일기기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이 직접 생산을 결정한 마이크로LED는 자체 발광 방식으로 액정 없이도 우수한 화질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전력소비량이 낮고, OLED의 단점으로 지목되는 화면 잔상 현상도 없어 IT 관련기기들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애플 역시 마이크로LED의 성장성을 염두에 두고 직접 개발·생산을 결정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마이크로LED의 글로벌 주도권은 역시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들이 쥐고 있다. 하지만 애플이 자체 개발한 마이크로LED를 모바일 기기에 적용할 경우 국내 기업들의 설 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 특히 애플 특유의 외부생산방식을 적용할 경우 디스플레이업계에 폭스콘처럼 새로운 글로벌 경쟁자가 등장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TV패널 부분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고, 중소형 패널 부분에서는 애플 등 주요 고객사들의 이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라고 토로했다.

정부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 18일 정부는 디스플레이 산업을 반도체에 이어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대규모 세액공제 방침을 밝혔다.

또한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금융위원회의 협의를 통해 "디스플레이 분야에 약 9000억원의 정책금융 자금을 지원하고 OLED 및 소부장 관련사업에 올해에만 2115억원을 투자해 경쟁력 확보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