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TSMC에 인텔까지…삼성전자, '3나노·현지화'로 초격차 유지

공유
1

TSMC에 인텔까지…삼성전자, '3나노·현지화'로 초격차 유지

인텔 “4nm 공정 이어 3nm도 준비 중”…파운드리 주도권 놓고 기술경쟁 본격화
경계현 “내년 파운드리 위상 달라질 것”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차세대 GAA(Gate-All-Around) 기반 세계 최초 3나노 반도체 시제품에 사인했다.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차세대 GAA(Gate-All-Around) 기반 세계 최초 3나노 반도체 시제품에 사인했다. 사진=뉴시스


인텔이 4나노미터(nm) 생산체계 구축을 완료했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특히 인텔이 4nm에 이어 내년 하반기 3nm 양산 목표도 밝히면서 기존 TSMC·삼성전자라는 2강 구도에서 삼성전자·TSMC·인텔이라는 3강 체제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앤 캘러허 인텔 기술개발 담당 부사장은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텔은 현재 7nm 공정 반도체를 대량 생산 중"이라며 "4nm 반도체 생산을 시작한 준비가 끝났으며, 내년 하반기는 3nm 반도체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운드리 시장에 도전장을 낸 인텔이 속도전 전략을 공개하면서 글로벌 파운드리 반도체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TSMC라는 거대 2강 체제가 구축된 파운드리 시장에서 속도전을 통해 선두주자 추격에 나선 인텔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인텔은 펫 겔싱어 CEO가 지난 2월 취임 당시 "인텔의 위대한 아이콘을 되찾겠다"라고 밝히면서 파운드리 반도체 시장에 재진입할 것으로 예고했다. 이에 지난해 3월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천명하면서 대대적인 투자계획도 발표했다. 그 결과 7nm 공정 체계가 궤도에 올랐고, 이제 4nm 공정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일단 TSMC가 기민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텔이 7nm에 이어 4nm 공정에 주력하겠다고 밝히면서 4nm가 주력인 TSMC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서다.

특히 TSMC의 주요 고객사들인 글로벌 팹리스 업체들이 향후 인텔로의 이동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반도체 전문가들은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역시 인텔의 추격전을 주목하고 있다. 인텔이 4nm 공정에 이어 내년 하반기 3nm 공정까지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삼성전자와의 3nm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7월25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 공정으로 양산한 반도체 제품의 출하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7월25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 공정으로 양산한 반도체 제품의 출하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간적 여유가 충분한 만큼 삼성전자는 일단 인텔과 관계없이 3nm 공정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국내 평택 반도체 라인 완광과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신규 반도체 공장 건설을 통해 격차를 벌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세공정 집중과 현지 생산라인 확대 전략을 통해 '초격차'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글로벌 팹리스 업체들이 파운드리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에 긍정적이다. 4·5nm 공정 과정에서 이탈했던 팹리스들이 다시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통해 삼성전자로 모여들고 있어서다.

실제 삼성전자 고객사였다가 TSMC로 돌아섰던 퀄컴은 최근 스냅드래곤8 2세대 칩의 공급처로 TSMC와 삼성전자를 모두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TSMC가 기본형 칩을 생산하고, 삼성전자는 고성능 칩을 만드는 방식이다.

여기에 엔비디아, IBM, 테슬라 등 거대 팹리스들도 삼성전자와 칩 공급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능력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점도 주목된다. 관련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경기 평택 신규 반도체라인에 이어 미국 테일러시에서 건설 중인 신규 반도체 공장에도 3nm 라인을 만들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10월 3nm 로드맵을 통해 6월 SF3E를 시작으로, 2024년 SF3, 2025년 SF3P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고객사를 확보하기 전에 양상능력을 갖추는 '셀 퍼스트'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경기도 화성과 기흥, 평택,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지역에 파운드리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이와 관련 "(4nm 이하 공정의) 성능과 가격을 개선하고 있다"면서 "내년 말이면 파운드리사업부의 모습이 지금과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삼성전자와 TSMC, 인텔의 진검승부는 결국 오는 2027년 이후에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2027년부터 1.4nm 공정 양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서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진행된 '파운드리 포럼'에서 ""2025년 2nm, 2027년에는 1.4nm 공정을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SMC도 착공예정인 미국 피닉스 제2공장에 3nm 공정을 도입할 예정이며, 대만 타이중 산업단지 증설을 통해 2nm 공정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겔싱어 인텔 CEO도 "향후 1nm 공정을 넘어 '옹스트롬(0.1nm 단위)' 공정 개발도 나설 것"이란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2nm 공정 이하의 첨단 반도체 제작은 3D패키징을 비롯한 관련 신기술 개발과 적용이 필수"라며 "향후 5년간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한 3사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