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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가뭄' 유니콘 기업, 성장중심 전략 전환점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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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가뭄' 유니콘 기업, 성장중심 전략 전환점 맞았다

유니콘기업 투자로 대표되는 비전펀드를 지닌 소프프뱅크그룹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유니콘기업 투자로 대표되는 비전펀드를 지닌 소프프뱅크그룹 로고. 사진=로이터


전세계적 통화 긴축의 시대에 일부 주요 유니콘 기업들은 그동안 풍부한 자금을 등에 업고 성장을 우선시하는 유니콘 기업 비즈니스 모델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고 외신이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니콘이라는 용어는 미국의 엔젤 투자자인 에일린 리의 2013년 기사에서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개인 소유 스타트업을 지칭하며 처음 사용되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지난 8월 기업 재무현황 브리핑에서 "상장 주식은 이제 겨울이지만 유니콘은 '더 긴 겨울'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매일 시총이 변동되는 상장 기업과는 달리 비상장사는 자금 조달시와 같은 제한된 경우에 재평가를 받는다. 손 회장은 올봄 이후 첨단기술기업 주가가 하락하면 비상장 종목에 점진적으로 그러나 꾸준히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소프트뱅크그룹이 투자한 기업들의 평가액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스웨덴BNPL(지금 구매하고 나중에 지불) 스타트업인 클라나(Klarna)는 2021년보다 85% 낮은 가치로 7월에 자금을 조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유니콘인 틱톡 소유주 바이트댄스는 지난해 비상장 주식시장에서 기업가치 평가보다 최대 25% 하락한 3000억 달러 안팎으로 추정된 가치로 자사주 매입을 단행한다.
소프트뱅크그룹,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 등 비전통적 투자자들은 역사적으로 금리가 낮았던 2017년을 전후해 스타트업 투자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투자 회수에 앞서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 등으로 글로벌 물가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전통적 투자자들의 투자기조가 확연히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리즈 E라운드 이후, 즉 적어도 다섯 번째 자금을 조달한 스타트업의 중간 가치는 2021년 21억 달러에서 올 상반기에 20억 달러도 떨어졌으며, 새로운 유니콘의 숫자도 줄어들고 있다.

세바스티안 시미아트코스키 클라라 CEO는 "지난 몇 년 동안 성장이 투자자들의 우선 항목이었다. 이제 당연히 그들은 수익성을 최우선시 한다"라고 말했다. 클라나는 경영 목표를 수익성 제고로 전환하여 전체 인력의 10%인 700명을 감원하고 신용 관리에 대한 보다 엄격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기업가치를 낮출 수밖에 없는 스타트업의 수는 상대적으로 적다. 미국 데이터 제공업체인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자금조달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DCM벤처스의 오스케 혼다 제너럴파트너는 "스타트업들의 자금조달이 지난 몇 년간 자신들의 능력을 초과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지만, 이제 정상화를 향해 가고 있다"고 말해 많은 투자자들의 차분한 반응을 대변했다.

그러나 스타트업 기업의 가치 평가 하락은 창업자는 물론 최초 보유자 보유 주식 가치 뿐만 아니라 스톡옵션 주식 보유 직원들의 사기까지 떨어뜨리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미겔 페르난데스 미국 투자회사 캡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시장 상황이 지속되면 스타트업들이 높은 평가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추가 평가 절하를 경고했다.

더 강한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쉐이크아웃이 반드시 불리한 것은 아니다. 페이스북(현 메타)은 2000년대 초반 닷컴 거품이 꺼진 직후 설립됐고, 2008년 미국 금융위기로 에어비앤비 설립의 발판이 마련됐다.

스타트업들은 분명 장기적인 성장과 단기적인 이익 사이의 균형을 시험하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