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롯데케미칼의 역할이 커졌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수소에너지사업단을 신설해 해외 암모니아 확보 및 인프라 구축에 나선 상태다. 오는 2030년까지 총 120만t의 청정수소를 국내에 공급하고, SK가스와 함께 수소충전소 200개를 확보한다는 게 목표다. 아울러 그룹 자회사인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과 함께 배터리 소재 밸류체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차세대 배터리 개발 사업에 대한 관심도 높다. '스텐다드에너지'에 650억원을 투자해 지분 15%를 확보하며 2대 주주로 올랐다. 투자를 결정한 이곳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바나듐 이온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합작사를 설립한 소일렉트는 차세대 핵심 소재로 주목받는 리튬메탈 음극재 및 고체 전해질 개발사다.
롯데케미칼의 배터리 소재 사업 확대는 신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알려졌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 가능성, 경쟁사에 비해 시장 진입이 늦은 데 대한 속도전의 필요성을 교감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면으로 신 회장의 글로벌 경영 활동에 제약이 해소된 만큼 오너 현장 경영을 통한 해외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앞서 롯데는 국내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향후 5년간 △헬스 앤 웰니스(Health&Wellness) △모빌리티(Mobil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부문을 포함해 화학·식품·인프라 등에서 총 37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투자 총액에서 4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9조원은 화학사업군에 배정했다. 그만큼 화학군이 그룹 내 위상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