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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사업도 계열사별로 중복추진?..SK그룹의 '이상한' 충전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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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사업도 계열사별로 중복추진?..SK그룹의 '이상한' 충전사업

SK㈜·SK에너지·SK네트웍스 등 주력계열사들 충전사업 각자 진출
최성환 이사 전면에 등장...SK네트웍스로의 교통정리 가능성 높아

SK에너지는 지난 2월 기존 유류부터 전기차 충전과 수소연료 충전이 모두 가능한 에너지스테이션을 선보였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SK에너지는 지난 2월 기존 유류부터 전기차 충전과 수소연료 충전이 모두 가능한 에너지스테이션을 선보였다. 사진=뉴시스
SK그룹의 주력계열사들이 미래먹거리로 지목된 전기차 충전사업을 각자 중복 추진하고 있다. 그룹의 지주회사인 SK㈜를 시작으로 SK에너지, SK브로드밴드, SK렌터카, SK E&S 등이 각자 전기차 충전사업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여기에 또 다른 주력계열사인 SK네트웍스마저 에스트래픽과의 합작법인 설립 추진을 통한 전기차 충전사업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SK그룹의 주력계열사들이 너나할 것 없이 전기차 충전사업에 발을 걸치고 있는 형국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SK㈜, SK에너지, SK렌터카, SK브로드밴드, SK시그넷, SK네트웍스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이 모두 전기차 충전사업에 진출했다. 신사업에 진출할 경우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를 통해 체계적으로 사업에 나서는 여타 대기업들과 달리, 계열사별로 따로 전기차 충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SK그룹 내에서 가장 먼저 전기차 충전사업에 관심을 보인 곳은 SK㈜다. 지난해 전기차 초고속충전기 및 솔루션 제공업체인 시그넷브이(현 SK시그넷)을 2930억원(지분 55.5%)에 인수하며 전기차 충전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SK시그넷은 세계 2위의 전기차 충전업체다.

국내 직영주유소 1위업체인 SK에너지도 SK렌터카와 함께 전기차 충전사업에 진출했다. SK에너지가 보유하고 있는 직영 주유소 부지를 활용해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를 확보하고, SK렌터카는 이동형 전기차 충전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또한 SK브로드밴드는 자회사인 홈앤서비스가 전기차 충전기 관련 솔루션 제공 및 운영 보조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전기차 충전사업의 문턱을 넘었다.

관련업계에서는 SK그룹이 그룹 내 계열사들을 통해 전기차 충전사업과 관련된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시그넷을 통해 초고속(혹은 완속) 충전기 솔루션 및 충전기를 제조하면, SK에너지가 소유하고 있는 직영주유소에 충전소 보급시설을 전파하고, SK렌터카와 SK브로드밴드는 이를 보조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31일 SK그룹 내 또 다른 주력계열사인 SK네트웍스가 전기차 충전사업 진출 의사를 밝혔다.
SK네트웍스는 과거 삼성SDS 교통사업부가 분사해 설립된 교통솔루션 제공업체 에스트래픽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전기차 충전사업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될 합작법인에는 홍콩계 사모펀드(PEF)운용사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다는 후문이다.

SK네트웍스의 전기차 충전사업 진출이 주목받는 것은 해당 사업을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사업총괄이사가 맡은 것으로 알려져서다. 최 총괄이사는 지난 3월 등기이사로 선임된 후, 전기차 충전사업을 비롯해 블록체인과 헬스케어, 신소재 등 다양한 미래먹거리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SK네트웍스의 전기차 충전사업 진출이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반응이다. SK네트웍스가 지난 1월 전기차 충전사업을 진행 중인 에버온에 100억원을 투자한 바 있어서다.

게다가 SK네트웍스의 자회사인 SK렌터카를 통해 전기차 렌탈사업과 이동형 전기차 충전서비스 등을 제공 중이다.

재계에서는 계열사별로 진행되던 SK그룹의 전기차 충전사업이 결국 SK네트웍스 주도로 교통정리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총수 일가인 최성환 이사가 등기이사 선임 이후 처음 추진하는 사업이란 점과 2년 전 주유소 사업에 철수한 SK네트웍스가 새롭게 일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 근거가 되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 2월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선보였다. (왼쪽부터) 김성복 수소융합얼라이언스 단장, 정동채 대한석유협회 회장, 박기영 산업부 제2차관, 오종훈 SK에너지 P&M CIC 대표,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 순.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SK에너지는 지난 2월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선보였다. (왼쪽부터) 김성복 수소융합얼라이언스 단장, 정동채 대한석유협회 회장, 박기영 산업부 제2차관, 오종훈 SK에너지 P&M CIC 대표,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 순. 사진=뉴시스


특히 에스트래픽과의 합작법인 설립이 SK네트웍스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에스트래픽은 2017년 전기차 충전사업에 나선 후 SK에너지와 협약을 맺고 주유소에 도입될 맞춤형 충전기 개발과 동시에 보급사업에 나선 바 있다. 또한 현대차 및 BGF리테일·이마트·이케아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충전시설을 보급 중이다.

다만 SK그룹의 전기차 충전사업이 빠른 시일 내에 정리 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전기차 충전사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야 할 SK시그넷이 그룹 내 사업보다는 LG그룹과의 협업에 집중해서다.

SK시그넷은 SK그룹에 인수되기 전부터 LG전자와 충전기 사업을 협업해왔다. 최근에는 그룹 계열사들이 집결한 종로 일대가 아닌 LG그룹 사옥 인근의 여의도 파크원에 사옥을 마련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SK그룹에서 계열사별로 진행되는 전기차 충전사업은 한동안 각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낸 후에야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를 통해 사업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