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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점유율에 '웃고' 실적에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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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점유율에 '웃고' 실적에 '울고'

포드와 손잡고 북미 공략… 2030년 생산능력 500GWh
6분기 연속 적자 기록에도 올해 4분기 흑자 전환 목표

SK온의 글로벌 생산기지 현황. 사진=SK온이미지 확대보기
SK온의 글로벌 생산기지 현황. 사진=SK온
SK온이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세계 5위에 안착했다. 2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6월) 글로벌 점유율 6.5%를 기록하며 국내 배터리 3사 중에서 유일하게 상승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성장률은 114.4%에 달했다. 후발주자로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며 맹추격에 나선 모습이다.

실제 SK온은 '빅3'에서 '톱티어(Top Tier)'로 목표를 상향했다. 시계는 2030년에 맞춰졌다. 현재 77GWh(기가와트시)의 생산능력을 △2023년 88GWh △2025년 220GWh △2030년 500GWh까지 순차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도 계획돼 있다. 내년 미국 조지아2 공장을 시작으로 중국 옌청2 공장과 헝가리 이반차 공장이 가동을 준비 중이고, 합작법인을 통해 미국(켄터키·테네시)과 터키에서 추가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공략 지점은 북미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포드와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며 약속한 미국 내 신규 공장만 3개다. 공장이 모두 완공되면 총 129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기존 조지아 1·2공장(21.5GWh)까지 포함하면 생산능력은 150.5GWh까지 오른다. SK온에서 목표로 삼은 2030년 생산능력의 30%를 차지하는 셈이다. 따라서 포드와의 협력이 SK온의 시장 점유율 확대 전략에 중요 역할을 한다.

특히 포드가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의 경찰 차량용 모델(F-150 라이트닝프로 SSV)을 내년부터 생산·공급한다는 계획은 SK온에게 희소식이다. SK온이 개발한 NCM9 배터리가 F-150 라이트닝에 공급하기로 한 만큼 추가 수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F-150 라이트닝 사전 예약은 2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미 경찰서를 잠재 고객으로 둘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점유율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SK온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올해 2분기에도 3266억원의 손실을 냈다. 지난해 1분기 -1770억원을 기록한 뒤 △2분기 -980억원 △3분기 -990억원 △4분기 -670억원 △올해 1분기 -2732억원에 이은 6분기 연속 적자다. 갈수록 실적이 악화되면서 SK온의 흑자 전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게 업계의 공통된 판단이다. 당초 SK온은 올해를 흑자 전환 원년으로 삼았다.

적자 원인은 공급망 이슈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에 따른 수요 위축 외에도 유럽지역 동력비 증가, 판매물량 감소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유럽에서 전기료가 인상된 가운데 헝가리에 있는 신규 공장의 수율이 아직 안정화 단계에 이르지 못하면서 물량 생산 지연과 고정비 증가가 계속됐다는 지적이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SK온은 전망하고 있다.

SK온은 후발주자로서 사업 초기 단계에 경쟁사 대비 투자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고 토로하면서도 '투자가 완료되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반기부터 신규 공장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이란 기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배터리 판매가 상승분 반영, 유럽 전기료 인상에 대한 현지 에너지 공급사와 전략적 제휴 등 수익성에 발목을 잡았던 요소들이 해결될 것이란 설명이다.

따라서 SK온은 올해 흑자 전환 달성 목표를 유지했다. 지난달 29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진선미 SK온 부사장은 "SK온은 2017년 이후 매년 2배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올해도 7조원 중반 혹은 그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며 "4분기에 분기 기준 흑자 전환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온은 2분기 매출 1조28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 크게 늘었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