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입찰서 승리한 베어링PEA, SPA 체결 후 자금 마련 중
주가 대폭락, 인수금융 이자율 상승에 부담 커져 '회의적'
주가 대폭락, 인수금융 이자율 상승에 부담 커져 '회의적'

빅딜을 성사시킨 베어링PEA로선 승리의 기쁨을 누릴 만도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당장 인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PA 계약 체결 이후 PI첨단소재 주식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베어링PEA의 손실이 커졌다. 계약 당시 1주당 매입가를 8만302원으로 책정했으나, 전날 종가는 3만3000원을 기록했다. 손실도 문제지만 자금을 빌리는 일도 불리해졌다. 주가 하락에 따른 대출 한도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양사가 합의한 인수 금액 1조2750억원이다. 베어링PEA는 대금의 절반가량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급변하는 글로벌 금융 시장은 베어링PEA의 자금 조달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 여파로 이자율이 6%대에 진입했다는 것. 업계에선 이번 인수전을 둘러싸고 '승자의 저주'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처음 매물로 등장했을 때만 해도 PI첨단소재는 알짜배기로 불렸다. 세계 1위 폴리이미드(PI) 필름 제조기업으로 연성회로기판(FPCB), 방열시트, 이차전지 등에 들어가는 PI를 만들어 공급해왔다. 시장 점유율 약 32%를 차지한다. 특히 지난해엔 매출(3019억원)과 영업이익(759억원)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전망도 밝았다. 향후 집중할 사업으로 점찍은 전기차 배터리 절연용 PI필름과 바니시는 업계에서도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는 부문이다.
베어링PEA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영국 베어링은행의 자회사로 출발했다가 2000년 독립해 현재 홍콩을 거점으로 활동 중이다. 매각사인 글랜우드PE와는 두 번째 거래다. 양사는 2016년 4월 한라시멘트 지분(99.7%)을 6300억원에 컨소시엄 형태로 공동인수했다. 이후 베어링PEA가 글랜우드PE의 보유 지분을 인수한 뒤 아세아시멘트에 매각했다. 당시 베어링PEA는 두 배 이상의 차익을 거뒀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