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인도네시아에 조성되는 석유화학단지는 기대 가치가 높은 사업이다. 계획대로 오는 2025년 부지 300평(99만여㎡)에 이르는 단지가 완공되면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을 연간 100만t까지 생산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프로필렌(PL) 52만t, 폴리프로필렌(PP) 25만t, 부타디엔(BD) 14만t 및 하류 제품도 생산이 가능해진다. 이로써 연간 매출 20억6000만달러(약 2조4000억원) 달성이 가능해질 것으로 롯데케미칼은 판단했다.
본격적으로 사업 개시를 알린 것은 2018년 12월 현지에서 열린 건설 부지 조성식을 통해서다. 당시 김 대표는 물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참석해 사업 추진에 힘을 실었다. 이후 코로나19 발발로 부침을 겪었으나, 아시아 거점 생산기지 구축을 위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마침내 올해 1월 인도네시아 정부와 업무협약을 맺은 뒤 시공사 선정을 마쳤다. 이제부터는 속도전이다.
하지만 현지 주민들의 반감은 롯데케미칼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변수다. 특히 지역 내 홍수 문제는 수년째 지적을 받고 있는 갈등 요소다. 토지 매립으로 수로 폭이 좁아진 탓에 폭우가 쏟아지면 강물이 범람하고 홍수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게 지역 주민들의 주장이다. 실제 국내 언론에서도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120여가구, 70여가구가 침수돼 재산 피해를 입은 사실을 보도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롯데케미칼인도네시아(LCI)는 찔레곤 지방의회에 중재를 요청하는 한편 현지 언론을 통해 "물길을 확장했다"며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고 있음을 알렸다. 실제 롯데케미칼 측은 25일 글로벌이코노믹에 "지난해 홍수 예방을 위한 물길 조성 공사를 진행했다"고 확인하며 "방진막 설치와 의료서비스 제공 등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에 따른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가적인 방안 마련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갈등은 여전한 모습이다. 주민들의 항의 시위 소식이 지난 23일 현지 언론을 통해 전해졌기 때문.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은 "주민대표, 지역 관계자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제기되는 사항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는데 노력 중에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지역민 채용을 우선으로 고려하는 등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탄화 작업에 이어 본공사에 들어가서도 계속 협의해 나간다는 게 롯데케미칼에서 밝힌 방침이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