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파운드리 제조가격 최고 20% 인상 논의 중” 보도 간접 부인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가격을 최대 20% 인상하는 방안을 고객들과 논의 중이라는 불룸버그 통신 보도와 관련 간접적으로 이를 부인했다.삼성전자 관계자는 13일 “논의 여부 자체도 확인해줄 수 없는 부분”이라면서도 “회사의 공식 입장은 절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1위 업체가 5% 올리는데 삼성전자가 20%가 가능할지 잘 생각해보라”고 전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생산 단가 압박을 받고 있는 반도체 업계의 전반적인 흐름 속에 대만 TSMC가 최근 제조가격을 5% 인상하고 있다고 알려지는 등 가격 인상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의 발언은 인상은 추진하되 TSMC를 추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보다 더 높은 인상률을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한편, 연합뉴스는 불름버그 통신이 관련 사정에 밝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이미 일부 고객사와는 협상을 마무리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계약 가격이 제품 종류에 따라 15~20%가량 오를 가능성이 크다면서, 인상된 가격은 올해 하반기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와 관련한 블룸버그 통신의 문의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파운드리 가격 인상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사태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한 가격 정책에 변화를 준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설명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한 우크라이나 전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의 봉쇄 정책,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등 세계 경제에 여러 위험 요소가 존재하며, 이는 일반적으로 향후 몇 년을 내다보는 회사의 경영 계획에 차질을 빚게 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현재 반도체 제조 원가는 화학약품, 가스 등 모든 영역에서 평균 20~30% 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가격 인상은 스마트폰, 자동차, 게임기 등의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두 업체가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작년 3분기 기준 TSMC가 53.1%로 압도적인 1위이며, 삼성이 17.1%로 2위다.
채명석·정진주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