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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전기차 투자 위해 기업공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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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전기차 투자 위해 기업공개 나섰다

獨금융사 대신 美월가 통해 IPO...기업가치 900억~1000억유로 달해
최소 200억유로 非의결권 주식 25%, 일반투자자들에게 매각 예정
폭스바겐 100%→폭스바겐75%, 포르쉐홀딩스 25%로 지배구조 변경
非의결권 통해 확보한 200억유로, 포르쉐 전기차 R&D에 투자 예정

폭스바겐그룹 산하의 스포츠카제조사 포르쉐가 기업공개를 추진 중인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3일(현지시각) 포르쉐의 기업가치를 최소 900억유로(약 12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폭스바겐그룹 산하의 스포츠카제조사 포르쉐가 기업공개를 추진 중인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3일(현지시각) 포르쉐의 기업가치를 최소 900억유로(약 12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진=뉴시스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스포츠카제조사 포르쉐의 기업가치가 최소 900억유로(약 121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일(현지시각) 기업공개를 추진 중인 폭스바겐그룹 산하 포르쉐의 기업가치가 최소 900유로에서 1000억유로(약 134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포르쉐가 이번 IPO를 통해 의결권이 없는 주식(우선주) 25%를 일반투자자들에게 매각하면서 200억유로(약 27조원)를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르쉐의 이번 IPO 주관업무는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체이서, 씨티그룹 등 미국계 금융사들로 선정됐다. 도이체방크 등 독일계 금융사들이 배제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지난 2015년 기업공개를 진행한 페라리처럼 높은 브랜드 가치를 보장받기 위해 월가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침체된 유럽 금융권에서 상장을 진행하는 대신 대규모 자금 확보가 용이한 미국 월가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요하네스 라트와인 포르쉐SE CFO도 "화요일 상장을 위한 준비가 계속되고 있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포르쉐 IPO를 추진 중인 폭스바겐그룹은 사실 오랜 기간 지배구조 변경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복잡한 지배구조로 인해 외부 자본 확충에 어려움이 많았던 탓이다. 폭스바겐은 그동안 자체 보유한 현금과 채권발행 만으로 자본을 조달해왔다.

그러나 포르쉐 상장을 통해 지배구조가 바뀌게 되면서 상당한 부담을 덜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은 2026년까지 소프트웨어 및 전기차 부문에 890억유로(약 120조)를 지출할 예정인데, 이번 포르쉐 IPO 이후에는 자체 계열사들에 대한 투자만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구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상장을 통해 포르쉐의 원래 주인인 포르쉐·피에히 가문이 포르쉐 경영에 다시 참여할 수 있게 돼서다.
폭스바겐그룹의 지배구조는 포르쉐의 창업주 직계인 포르쉐가문과 외손인 피에히가문이 공동 소유한 포르쉐오토모빌홀딩스가 폭스바겐의 지분 53%를 소유한 최대주주다. 이어 니더작센주정부가 20%, 카타르홀딩스가 17%를 갖고 있다. 이어 폭스바겐이 포르쉐의 지분 100%를 소유해 직접 경영을 맡고 있다.

폭스바겐이 추진 중인 포르쉐 상장 이후 변화될 포르쉐의 지배구조. 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폭스바겐이 추진 중인 포르쉐 상장 이후 변화될 포르쉐의 지배구조. 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


그러나 포르쉐의 IPO가 완료되면 포르쉐의 지분구조가 바뀌게 된다. 기존 포르쉐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던 폭스바겐의 지분은 75%로 줄어들고, 포르쉐·피에히 가문의 포르쉐오토모빌홀딩스가 25% 지분을 갖게 된다. 상장과정에서 매각될 예정인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 25%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매각된다.

이렇게 되면 포르쉐·피에히 가문은 다시 포르쉐의 경영에 합류할 수 있게 된다. 전체 지분의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과거 포르쉐를 독자경영했던 것처럼 포르쉐를 독립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IPO를 통해 확보된 200억유로는 포르쉐의 미래사업에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포르쉐는 지난 2020년 말 전기차 타이칸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포르쉐 타이칸은 효율적이면서도 포르쉐 특유의 공격적인 주행성능을 보유해 운전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 포르쉐는 폭스바겐·아우디가 공동으로 개발한 플랫폼을 활용해 소형 SUV인 마칸의 전기차모델을 준비 중이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