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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불발 대우조선해양, 새주인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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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불발 대우조선해양, 새주인은 누구?

산업은행, 새 인수자 물색 명확
한화‧포스코‧GS 등 다시 거롬
방산 부문 떼어낸 먼저 매각 후
주인 찾는 분할매각 유리할 듯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 사진=뉴시스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 불승인으로 현대중공업으로 매각이 사실상 불발된 대우조선해양의 새주인이 누가 될 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채권단 수장인 산업은행이 주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인수자를 물색할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지난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참여했던 한화와 포스코, GS 등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18일 재계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합병이 무산된 대우조선해양은 일단 최대주주인 산은 관리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산은은 현재 대우조선의 지분 55.7%를 보유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일단 산은이 대우조선해양을 관리‧운영하면서, 다양한 매각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매각안은 대우조선해양의 방산 부문을 떼어내 먼저 매각해 몸집을 줄인 뒤 민수부문의 주인을 찾는 분할매각 안이 유력하게 주목받고 있다.

새로운 인수후보에 대한 것도 관심사다. 대우조선해양이 조(兆) 단위 덩치를 자랑하는 만큼 인수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정도 자금을 보유한 곳은 현재 재계 서열 10위권 대기업집단이 유일하다.

재계는 지난 2008년 대우조선 1차 매각 과정에서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한화그룹을 주목하고 있다. 조 단위 자금력을 갖추고 있고, 당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직접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선 적이 있어서다.

한화그룹의 달라진 사업구조도 대우조선해양 인수 재도전설에 무게감을 실어준다. 한화그룹은 삼성그룹과의 빅딜을 통해 방산사업부문을 인수했고, 두산DST 등의 기업도 사들여 국내 최대 방산업체로 발돋움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100대 방산기업을 살펴보면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50위)와 한화(주, 85위) 등 2개사가 이름을 올렸다. 현재 한화시스템·한화솔루션·한화에어로다이나믹 등 방산 3총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방산분야에서 해양 노하우를 보유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다면 한화그룹이 키우고 있는 방산사업이 시너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다만 민수부문까지 인수해야 한다는 부담이 관건이다. 방산업체 관계자들은 "한화그룹이 방산부문에 대한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대우조선해양의 방산부문 인수가능성은 높지만, 민수부문까지 인수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화그룹과 함께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참여했던 포스코그룹도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포스코그룹의 경우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안정적인 후판 매출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과 그룹 내 물류사업에 필요한 대형선박 수요가 높아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그룹은 현재 주력회사인 포스코의 물적분할을 준비 중이다.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포스코를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나누는 지배구조 개편에 집중하고 있어서 당분간 새로운 기업을 인수하는 데에는 여력이 없어 보인다.

한화그룹과 포스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서는 관심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 후 사업 환경이 변하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마지막 대안으로 거론되는 안은 사모펀드(PF)로의 매각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사모펀드로의 매각을 위해 대우조선해양의 방산부문을 분리한 후 민수부문만 매각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번주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 및 민영화 계획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