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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에디션’ 없다, 현대차 노조 이유 있는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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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에디션’ 없다, 현대차 노조 이유 있는 변신

고용 감소 위기에 테슬라 ‘모델3’ 시승하고 ‘품질’ 강조

하언태 현대자동차 사장(맨 앞줄 왼쪽)과 이상수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장이 지난 6월 24일 서울 동작구 현대차 남부서비스센터에서 품질 혁신을 위한 노사 공동선언문을 펼쳐 보이고 있다. 사진=현대차이미지 확대보기
하언태 현대자동차 사장(맨 앞줄 왼쪽)과 이상수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장이 지난 6월 24일 서울 동작구 현대차 남부서비스센터에서 품질 혁신을 위한 노사 공동선언문을 펼쳐 보이고 있다. 사진=현대차
‘강성 노조’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여겨졌던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최근 달라졌다.

현대차 노조(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는 이달 들어 경북 경주에서 대의원 교육 수련회를 진행하면서 미국 전기자동차 테슬라의 최신차종 ‘모델3’ 시승을 진행 중이다. 노조는 조합원을 대표하는 대의원들에게 자율주행 전기차를 직접 몰아보라고 한 것이다.

이에 앞서 현대차 노조는 6월 24일 ‘품질 혁신을 위한 노사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당시 하언태 현대차 사장은 “품질에는 노사가 따로 없다”고 말했고 이상수 노조 지부장은 “품질 향상을 통한 고객 만족이 곧 우리의 고용”이라고 화답했다.

이밖에도 현대차 노조는 내부 소식지 등을 통해 ‘품질’과 ‘생산성’, ‘신뢰’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변화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현대차 노조의 '변신'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구조조정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과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려는 몸부림이라는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하면 고용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위기의식이 현대차 노조의 변화의 한 축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쓰이는 엔진과 변속기 등 부품이 없어 차량 생산 인력이 많지 않아도 된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전기차 23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최대 60% 가까운 인력이 현대차 공장을 떠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게 바뀌자 노조측은 기본을 지키면서 고용안정을 당당히 요구하겠다는 신호도 보내고 있다. 최근 울산공장 한 조합원이 상습적으로 조기 퇴근하다 해고되자 ‘불성실한 근무에 대해 노조가 보호해 줄 수 없다’는 뜻을 내비친 점도 이러한 인식의 연장이다.

그동안 현대차 노조는 강성 일변도 노선으로 일관해 비난을 샀다. 이들은 습관적으로 파업을 벌이거나 사회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요구를 회사 측에 내놓기 일쑤였다. 지난해 12월 무선 인터넷망 와이파이(WiFi) 차단을 이유로 주말 특근을 거부한 사례가 단적인 예다.

이른바 ‘와이파이 투쟁’ 이후 현대차 새차를 인수해 불량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와이파이 에디션(한정판)에 당첨됐다”고 냉소했다. 작업자들이 와이파이에 접속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영상을 보며 부품을 조립해 차량 결함이 발생한 행태를 지적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올해 1월부터 업무시간에 와이파이를 차단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 노사가 지난 3월 ‘노사 미래변화 대응 태스크포스팀(TFT)’를 구성했다. 노사는 전동화 전략을 함께 논의하고 품질 개선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현대차 노조의 최근 변화는 긍정적 기류가 아닐 수 없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