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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 사우디와 '스마트 원자로 건설 상세설계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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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 사우디와 '스마트 원자로 건설 상세설계 협약'

[글로벌이코노믹 유은영 기자]
국산 스마트(SMART) 원자로가 사우디아라비아 수출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사우디 왕립 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K.A.CARE)이 '스마트 원자로 건설 전 상세설계(PPE)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순방 중 서명한 '스마트 파트너십 양해각서(MOU)' 이후 실질적인 후속성과를 낸 것이다.

MOU에는 스마트 원자로 건설의 사전단계로 상세설계를 한국과 사우디가 공동수행하고 이후 사우디에 스마트 2기 건설 및 사우디 내 추가건설·제3국 시장 공동진출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번 PPE 협약에 따라 한국과 사우디 양국은 앞으로 3년간 총 1억3천만 달러(한국 3천만 달러+사우디 1억 달러)를 공동투자해 사우디에 스마트 원자로를 건설하기 위한 상세설계를 수행하게 된다.

또 한국이 사우디의 연구인력 34명에게 원자력의 기초와 스마트 원자로 설계의 기술·실무를 교육·훈련하고, 스마트 원자로 1·2호기 건설을 준비한다는 내용도 협약에 담겼다.

특히 물 확보가 어려운 사우디 내륙이 스마트 원자로의 후보지로 검토됨에 따라 이에 맞춰 냉각 방식을 새로 설계하고, 원자로 건설 인·허가 신청에 필요한 예비안전성 분석보고서와 사우디 내 건설 제안서도 작성한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사우디 내 원자로의 부지 특성에 맞춰 스마트 원자로를 설계하기로 한 것"이라며 "설계 결과가 나오면 사우디 측이 이를 검토한 뒤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원자로 건설을 발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우디 측이 이 원자로 후보지로 내륙 지역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데 한국이 보유한 스마트 표준설계는 수냉식이어서 내륙에 이를 적용하려면 공랭식으로 설계를 변경해야 한다.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공랭식 설계는 기존의 화력발전소에도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냉각 방식이어서 설계 변경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약에는 또 PPE 사업과 향후 건설 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양국 기업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해 PPE 종료 후 사우디 내 스마트 원자로 1·2호기 건설과 해외 공동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PPE 과정에서 이 사업을 총괄하면서 원자로계통의 설계와 사우디 연구인력의 교육·훈련을 담당한다.

그 밖의 원자로보조계통 설계, 핵연료 설계, 기기 설계 등은 협약 서명 뒤 3개월간 주관기관을 선정해 맡기게 된다.

스마트 원자로는 용량이 상용 원자력발전소의 14분의 1 정도인 100㎿급 소형 원전이다.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 안에 배치한 일체형 원자로로, 배관이 없어 배관 파손에 의한 사고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별도의 비상전원이 아니라 중력 등 자연의 힘에 의해 작동하는 안전시스템을 적용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같은 조건에서도 최대 20일간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 안전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된 원자로인 셈이다.

사우디는 2040년까지 자국 전력의 20% 수준(17.6GWe)을 원전으로 공급하고, 그중 15∼20%는 소형 원전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스마트 원자로의 첫 수출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번 PPE 협약에 따라 한국은 국내에 스마트 원자로의 실증로를 건설하지 않고도 이를 상용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에 대형 상용원전 수출, 요르단에 연구용 원자로 수출에 이어 소형 스마트 원자로에 이르는 원전 수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며 "이로써 원자력 기술 강국으로 국제 위상을 높이면서 스마트 원자로 수출에 실질적인 첫발을 내디뎠다"고 말했다.


유은영 기자 yesor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