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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댓글' 보는 사람이 콘텐츠 산업 이끄는 시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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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댓글' 보는 사람이 콘텐츠 산업 이끄는 시대 왔다"

'마마무' RBW 김진우 대표, 콘진원 '스타트업콘'서 엔터시장 주제강연

김진우 RBW 대표.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김진우 RBW 대표. 사진=이원용 기자
"천재성이나 감각을 갖춘 프로듀서 한 명이 아티스트들을 프로듀스하는 시대는 지났다. '인터넷 댓글'로 대표되는 팬들의 반응에 민감한 이들이 중심이 돼 10여명의 전문가들이 콘텐츠를 만들어야 살아남는 것이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현주소다."

'마마무' 등 아티스트들이 소속된 연예기획사 알비더블유(RBW)의 김진우 대표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주최한 컨퍼런스 행사 '스타트업콘' 강연에서 한 말이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5일 열린 '스타트업콘'에서 김진우 대표는 '진화하는 케이팝'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케이팝 엔터테인먼트 사업자들은 2020년 들어 강력한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변화 양상으로 △프로듀싱의 변화 △시장의 확대 △수출 양상 변화 등 3가지를 지목했다.

프로듀싱 양상의 변화에 대해 김진우 대표는 "200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하나의 '매니저'가 발굴·육성·마케팅부터 프로듀스까지 맡던 시대에서 아티스트나 작곡가가 직접 프로듀서가 돼는 시대로 바뀌었다"며 "가수들이 연예기획사 대표를 맡고, 감각을 지닌 작곡가들이 프로듀서를 맡았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는 1명의 작곡가나 아티스트가 프로듀스하는 시대가 아닌, 10명 전후의 전문가들이 모여 협업해야만 적절한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시대"라며 "그리고 이러한 전문가들을 이끄는 리더는 인터넷 환경 속에서 팬들의 반응에 민감하고, 새로운 트렌드가 무엇인지 빠르게 캐치할 수 있는 이들"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우 RBW 대표가 25일 서울 코엑스서 열린 '스타트업콘'에서 '진화하는 케이팝'이란 주제로 강연하며 선보인 PPT 자료.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김진우 RBW 대표가 25일 서울 코엑스서 열린 '스타트업콘'에서 '진화하는 케이팝'이란 주제로 강연하며 선보인 PPT 자료. 사진=이원용 기자

팬들의 반응에 민감해야 하는 이유는 '시장의 확대'와 연관이 깊다. 김진우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아프리카와 같은 제3세계에서 없던 매출이 생기고 심지어 국가별 매출의 순위가 요동치는 양상도 일어났다"며 "매출 확대는 장점이나 이용자 특정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넓은 시장에서 더욱 많은 이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는 문제점도 있다"고 말했다.

치열해진 경쟁은 비용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그는 "과거에는 1억원을 들여 만든 음악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면, 이제는 5억원을 들여도 '나쁘지 않네' 정도의 평을 받는 것이 시장 상황"이라며 "퀄리티 기준에 비해 수익 확보는 어려워지는 시장 상황은 특히 자본이 부족한 스타트업 등 소기업들에게 직접적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이 국제적으로 확대됨과 더불어 수출의 양상 또한 변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수출 양상의 변화를 △음악과 음반을 수출하고 해외서 공연하는 '1차 수출' △해외 아티스트 지망생을 키우기 위해 교육 서비스를 수출하는 '2차 수출' △콘텐츠 제작 인력까지 해외로 진출하거나 이들을 양성하는 교육 방법을 서비스화하는 '3차 수출' 등 3단계로 구분했다.

강연이 마무리된 후 진행된 패널 토론에선 NFT(대체불가능토큰)와 콘텐츠의 융합이 토의 주제 중 하나로 다뤄졌다. RBW는 지난 9월 메타비트와 제휴, 마마무 데뷔 8주년을 기념한 'NFT 스페셜 컬렉션'을 선보였다.

NFT와 콘텐츠의 결합에 대한 의견을 묻자 김 대표는 "NFT 시장은 완전한 과도기이며, 이것이 적절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가에 대해선 많은 검증이 필요하다"며 "일종의 '디지털 굿즈'로 바라보며 조심스레 접근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미래 어느 순간에는 NFT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시대가 올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세계적 감염병 유행으로 인한 시장 상황 변화가 겹쳐 지난 2020년부터 지금까지는 그야말로 살아남을 이들만 살아남는 '가혹한 3년'이었다"며 "엔터테인먼트 사업자들은 새로운 비전과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몸부림칠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