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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계속되는 美 금리인상…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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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계속되는 美 금리인상…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은?

22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이미지 확대보기
22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미국의 강도 높은 금리인상이 계속되고 달러 가치가 급등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1997년과 같은 아시아 외환위기가 재현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1일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인상했다. 투자자들은 1990년대 미국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했을 때 자본이 신흥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으로 이동함에 따라 대규모 자본이 빠져나가면서 아시아 외환위기가 발생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아시아 시장이 다시 외환 위기 위험에 빠지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신흥 아시아지역에서 역사적인 외환위기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다.

25년 전과 비교해 가장 크게 변한 점은 신흥 아시아 시장이 좀 더 성숙하게 발전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는 아시아 시장의 규모가 커져 전체 대비 외국인의 자본 비율이 25년 전 보다 훨씬 낮아졌다. 비록 외환이 빠져나가더라도 재정적 고통이 훨씬 덜할 것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스위스 투자 은행 UBS의 글로벌 자산관리 전무인 탄 택 렝은 "최근 증시가 이전 아시아 금융위기와 비슷하다는 말이 많이 나오지만 그 때와 지금이 다른 결정적인 부분은 이 지역의 환율 체계가 상당히 유연해졌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일어났을 때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여러 국가가 고정환율제를 쓰고 있었다. 그러나 외환위기가 지나가면서 이 지역의 국가들은 대부분 변동환율제를 채택했다. 고정 환율제는 실제 통화가치와 고정된 통화가치가 다를 경우 국가적인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는 이러한 고정환율제 문제로 촉발됐다.

탄 탠 렝은 또 "그리고 아시아 자산에서 해외 세력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비율만 놓고 보면 이전보다 보유량 비중이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근거를 들어 신흥 아시아 국가들이 현재 통화 붕괴의 위험에 놓여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탄 탠 렝은 아시아 신흥 시장에서도 특히 취약한 국가는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신흥국 중에서도 필리핀의 경상수지 약세를 고려할 때 필리핀 페소는 위험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비록 필리핀이 비교적 취약할지라도 필리핀 중앙은행은 22일 기준 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하고 앞으로도 인상을 계속할 계획을 밝혔다. 비록 경제가 악화되더라도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 달러의 금리 인상을 따라간다면 급격한 자본 유출 및 환율 붕괴의 위험은 줄어든다. 취약하다고 평가 받는 필리핀도 환율의 위험성을 알고 조치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다.

탄 탠 렝은 아시아 신흥시장의 경제 체제가 더 강력해지고 정책입안자들이 환율의 위험성에 더 잘 준비돼 있다고 말하면서 "아시아 국가들이 현재 외환 보유고를 매도해 환율을 유지하기 보다는 환율이 외부 압력을 흡수하도록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BNP파리바의 아시아 주식 전략가인 마니시 레이차우두리도 "현재 상황은 이전 아시아 외환 위기동안 일어난 대학살과 비교할 수 없다. 구체적으로 현재 아시아 국가들은 더 건강한 대차대조표와 더 큰 외환 보유고를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갈된 외환 보유고는 1997년 외환위기에서 태국 증시의 폭락을 촉발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