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국제 유가가 뛰고, 정유 회사들의 수익이 급증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은 미국의 정유 회사에 폭리를 취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원유 증산을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의 셰일 혁명은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미국의 기록적인 증산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국제 유가는 급락했다. 미국은 2019년 말부터 셰일 오일과 가스 감산에 들어갔다. 셰일 오일과 가스에 대한 투자도 급감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원유 수요가 크게 줄었고, 지난해 봄까지도 원유 수요가 증가하지 않았다.
바이든 정부는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고물가 사태를 조기에 해결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국제 유가와 휘발윳값이 떨어져야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는 전기를 잡을 수 있다는 게 바이든 정부의 판단이다. 그러나 미국의 정유회사들은 수익성을 중시하는 주주들의 요구로 원유 증산에 선뜻 나서지 않는다. 바이든 정부는 정유사가 당장 채굴에 착수하지 않으면 원유 개발과 시추 허가를 취소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2015년에 40년간 금지했던 원유 수출을 허용했고, 2020년에는 원유와 정제유 순 수출국이 됐다. 미국은 현재 휘발유와 디젤을 포함해 하루 600만 배럴의 정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