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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업무용 빌딩 연쇄 디폴트 사태... 한국 해외 부동산 투자 직격탄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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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업무용 빌딩 연쇄 디폴트 사태... 한국 해외 부동산 투자 직격탄 맞나

올 1분기 업무용 빌딩 디폴트 36% 증가…한국은 B급 빌딩 투자로 위기 맞아

미국 뉴욕 맨해튼. 사진=뉴욕닷컴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 맨해튼. 사진=뉴욕닷컴
미국에서 상업용 부동산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로 업무용 빌딩이 직격탄을 맞았다. 19일 (현지시간) 모건 스탠리 캐피털 인터네셔널 리얼 애셋 (MSCI Real Assets)에 따르면 올해 2기 업무용 빌딩의 디폴트 규모가 248억 달러 (약 31조 4200억 원)에 달해 그 전분기에 비해 36%가 증가했다. 올 2분기에 쇼핑몰을 포함한 소매점의 디폴트 규모는 227억 달러, 호텔은 135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로써 미국에서 업무용 빌딩의 디폴트 규모가 소매점을 앞질렀다. 올해 2분기 전체 상업용 건물의 디폴트 규모는 720억 달러로 올 1분기에 비해 13%가 증가했다. MSCI는 앞으로 디폴트에 빠질 위험이 큰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1620억 달러 (약 205조 25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MSCI 리얼 애셋은 이 보고서에서 “업무용 빌딩 분야가 상업용 빌딩 디폴트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면서 “이는 2018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팬데믹 이후에도 재택 근무가 일상화됨에 따라 업무용 빌딩 수요가 늘어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현재 미국 10대 도시 업무용 빌딩 사용 비율이 팬데믹 이전의 50% 수준에 불과하다고 빌딩 관리 기업 캐슬 시스템스 자료를 인용해 밝혔다. 현재 미국 사무실의 평균 공실률은 20%가량이다.
부동산 분석 기업 그린 스트리트에 따르면 올해 6월에 업무용 빌딩의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27%가 하락했다. 전체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이 기간에 12% 하락했다.

미국에서 업무용 빌딩의 위기는 갈수록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모기지 뱅커 연합(MBA)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업무용 빌딩의 대출 규모가 1890억 달러에 달하고, 내년에 추가로 대출금 1170억 달러의 만기가 도래한다.
미국 언론은 전 세계적으로 기업들이 최고의 신축 사무실 빌딩을 찾으면서 상대적으로 B급 빌딩들에 투자한 한국의 글로벌 부동산 투자가 특히 취약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등에서 대형 사무용 빌딩들에 대한 투자가 잘못돼가고 있고, 그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이 꼽혔다.

재택근무로 인해 회사 근무 공간이 축소되고 있다. 또 기업들이 최상의 조건을 갖춘 업무용 빌딩을 선호하고 있어 B급 빌딩의 소유자들엄청난 개보수 비용이나 암울한 매각 전망에 직면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추세로 인해 최근 5년간 2급(second tier) 빌딩에 투자해온 한국이 타격을 받았다고 외신이 전했다. 한국의 자산운용업체들이 팬데믹 이전에 수년간 해외 사무용 빌딩과 위험한 부동산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한국 금융감독원은 오는 20일 자본시장감독국장 주재로 해외 대체투자 등 부동산 금융 담당 증권사 임원 등과 간담회를 연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6월 15일 금융 상황 점검 회의에서전 금융권의 해외 대체투자 현황을 일제 점검하고, 최근 금리 상승기에 나타날 수 있는 상업용 부동산 등 대체투자 자산의 가격 조정 관련 리스크 상황을 적시에 관리해달라"고 주문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자산운용사의 해외 투자 부동산 펀드 순자산은 이달 13일 기준 76조 107억 원 규모다. 이는 해외부동산 투자가 본격화된 2017년 12월 말 당시의 29조 9906억원에 비해 두 배가 넘는 수치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