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러한 유럽중앙은행의 제안은 최근 은행권 위기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는 규제기관과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유동성이 낮은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고 단기간에 투자자들의 자금 인출이 가능한 개방형 펀드는 "유동성 불일치"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폭탄세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유럽중앙은행은 3일(월) 거시건전성 게시판에 공지했다.
유럽중앙은행 관계자들은 "이러한 개방형 부동산 펀드의 구조적 취약성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 개발되어야 한다"며 "상업용 부동산 시장과 광범위한 금융 안정성에 미치는 위험을 고려할 때"라고 말했다.
또한 "취약성을 보이는 명확한 징후"에는 "거시 금융 전망의 불확실성과 통화 긴축으로 인한 시장 유동성 감소 및 가격 조정"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중대형 부동산 회사의 MSCI 유럽 부동산 지수는 3월에 14% 하락하여 2009년 초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유럽중앙은행은 블랙스톤 부동산 인컴 트러스트가 최근 1,250억 달러 규모의 펀드에서 돈을 인출해달라는 요청이 급증하자 투자자 상환을 제한하기로 한 결정을 인용했다. 또한 지난해 영국의 "미니" 예산이 영국 국채시장의 매각으로 이어지자 영국 부동산 펀드가 자금 인출에 부과한 제한조치에 주목했다.
유럽중앙은행은 더 강호된 규칙이 부동산 펀드가 "유동성 수요의 급증을 관리하고 시장 스트레스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상환 비용을 내부화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충분한 유동성 관리 도구가 없으면 이러한 펀드는 "자산 폭탄세일에 의존해야 하므로 시장 스트레스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중앙은행이 제안한 조치에는 투자자들의 자금 인출 빈도 축소, 통지기간 연장 및 최소 보유기간 연장 등을 포함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은 유로존 20개국 전역에서 부동산 펀드에 대한 규칙을 일관되게 적용할 것을 요구하며 펀드가 투자자 상환에 수수료를 부과하고 추가 유출을 제한하기 위해 "게이트"를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자산 측면에서는 유동성 불일치를 줄일 수 있어 보유 유동성 자산의 비율을 늘리는 정책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조치들은 해당 부문이 시장 스트레스 기간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중앙은행은 부동산 투자 펀드의 순자산 가치가 2012년 4분기 3,230억 유로에서 지난해 4분기 1조 400억 유로로 10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 펀드의 약 80%가 개방된 펀드로 현재 유로존 상업 부동산 시장의 40%를 차지한다.
그러나 유로존 상업용 부동산 부문의 거래 수는 작년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으며, 유로존 내 프라임 오피스 부동산 가격은 2022년 2분기와 3분기에 전년 대비 14% 하락했다.
유럽중앙은행은 부동산 펀드에 부채를 사용하면 침체기 동안 투자자들의 손실이 확대되고 은행 시스템에 대한 위기의 전염 위험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 최고 정책 입안자들이 참석하는 금융안정위원회는 지난해 12월에 2017년 개방형 펀드에 대한 권고사항들을 발표한 이후 "구조적 유동성 불일치의 정도면에서 측정가능할 수준의 감소가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