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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국가들, 유럽·미국보다 저렴한 사무라이채권 발행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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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국가들, 유럽·미국보다 저렴한 사무라이채권 발행 러시

일본 도쿄의 일본중앙은행 본점 건물.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도쿄의 일본중앙은행 본점 건물. 사진=로이터
유로화 및 달러화 채권발행 비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각국 정부는 해외자금 조달처를 다변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동유럽 국가에서 사무라이채권 발행이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고 외신이 30일(이하 현지 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폴란드는 지난 10년간 멀리하던 일본 시장으로 올해 복귀할 계획이며, 루마니아와 슬로베니아 또한 비일본 거주자 및 국가가 발행사인 엔화 표시 채권인 사무라이채권의 첫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헝가리는 이미 2022년에 일본 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현지 자국 통화 차입 비용이 급증함에 따라 각국 정부는 외국 시장에서 더 많은 부채를 조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로 지역과 미국의 금리 인상은 수익률에 목말라하는 일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엔화 표시 채권발행이 외국 발행사에 상대적으로 더 저렴하게 자금조달 기회를 제공한다.

일본 채권시장에서 채권 수익률은 다른 나라만큼 크게 상승하지 않았다.

일본 도쿄의 SMBC닛코증권의 국제 채무 신디케이션 책임자인 나카하마 겐이치로는 "유럽 발행사들은 엔화 채권 발행 비용이 달러나 유로화와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차입비용이 거의 비슷하다면, 투자자 기반 다변화 차원에서 일본 시장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폴란드와 루마니아의 재정전략에서 외국 발행이 더 큰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은 두 나라 중앙은행이 치솟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2021년 금리 인상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슬로베니아는 유로 지역 회원국이며 거의 배타적으로 유로화 등 공동 통화로 자금을 조달한다.

유럽연합 내 동유럽 국가들의 채권발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더 높은 차입비용이 발생하며, 유럽 각국 정부는 높은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식량 및 에너지 보조금에 더 많은 지출을 하고 있다. 여기에 1년 전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이 지역 내에서 국방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폴란드 재무부 공공부채 담당 국장 카롤 차르네키는 "폴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2023년 하반기에 엔화 표시 채권 발행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엔화 표시 채권 발행은 유럽 시장과 비슷한 발행 비용으로 투자자 기반을 다양화할 수 있다"며 "일본 시장 또한 중요하다. 왜냐하면 일본 시장에서 즐로티(폴란드 화폐)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들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일본 채권 시장의 잠재력을 눈치챈 곳은 동유럽뿐만이 아니다. 남미 개발 은행인 Fondo Financieero Paralle de la Cuenca del Plata, 르노 SA 및 BPCE SA도 최근 몇 달 동안 사무라이채권을 발행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사무라이채권 발행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1년간 1조1000억 엔(약 83억 달러)으로 1년 전보다 41% 증가했다.

즐로티 표시 국채를 보유하고, 사무라이채권 매입에 관심이 있는 일본 우편보험회사의 펀드매니저인 신페이 히로세에 따르면 폴란드 채권은 동유럽인들 사이에서 "특히 매력적"이다. 그는 "거래가 타이밍이 맞고 매력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한 계속해 매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