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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알리바바 그룹 해체 주도…中 정부와 거래설 '모락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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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알리바바 그룹 해체 주도…中 정부와 거래설 '모락모락'

회장직에서 물러났는데도 전략 결정 영향력은 여전

중국의 한 행사장에 설치된 알리바바 광고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한 행사장에 설치된 알리바바 광고판. 사진=로이터
해외에서 돌아온 중국의 억만장자 마윈이 자신이 세운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 기업 해체를 주도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이 30일(이하 현지 시간) 보도했다.

2019년 알리바바 회장직에서 물러났는데도 마윈 회장은 여전히 회사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남아 전략 결정 과정에서 적극적이라고 주변인들의 전언을 전했다.
최근 몇 달 동안 그는 현 회장이자 최고경영자인 다니엘 장(Daniel Zhang) 등 알리바바의 최고 경영진에 회사 분할을 촉구하며, 점점 더 치열해지는 중국 시장에서 회사를 더 민첩하고 경쟁력 있게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윈 전 회장은 거의 1년 만에 중국 본토로 돌아왔다. 이제 알리바바 그룹은 6개의 독립된 기업으로 분할될 것이고, 각 기업은 별도 CEO와 이사회로 구성되어 별도의 미래 기업공개(IPO)를 자유롭게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고 그는 밝혔다.

외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주말 홍콩으로 떠났던 마윈이 이번 주 초에 일본으로 갈 계획이었다고 한다. 갑자기 일정을 변경한 이유는 여전히 불분명하며, 그가 중국 정부와 어떤 협의를 했는지에 대해 여러 추측이 일고 있다.

중국의 가장 유명한 기술기업 회장이었던 그는, 알리바바가 중국 정부의 단속을 받게 된 이후 2년여 이상 대중들의 시선에서 사라졌었다. 그가 전 세계의 양식장과 농업 현장을 방문하고 있을 때, 알리바바는 2021년 4월 벌금 28억 달러의 독점 금지 처벌을 받았고, 계열 기업인 핀테크 대기업 앤트그룹은 2020년 말 11시간 만에 블록버스터 IPO를 중국 규제 당국의 사업 전면 개편 요구와 함께 전격 취소했다.

최근 며칠 동안 중국 정부의 전직 공산당 관리들과 동료 인사들이 반복해서 그의 복귀를 요청한 것으로 정통한 소식통은 전했다. 그들은 마윈 회장의 애국심에 호소하면서 돌아와 중국의 발전에 기여할 때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러한 호소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권력 장악을 강화한 11월 20차 당대회가 막을 내리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3월 초 중국의 입법 회의 이후, 리창 신임 총리는 첫 기자회견의 많은 부분을 민간 부문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원을 강조하며, 기업가들을 안심시키는 데 무게를 둔 바 있다.
잭 마윈 재단은 곧바로 성명을 내 잭 마윈 회장은 더 이상 알리바바 경영과 운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기술의 농업 개발에 초점을 맞추며 중국과 해외를 자주 여행해 왔다고 재단은 덧붙였다.

또한 알리바바 조직 개편은 현 최고경영자인 다니엘 장이 주도했다고 알리바바 측은 밝혔다. 알리바바그룹과 신설 클라우드 컴퓨팅 회사의 최고경영자로서 그는 "알리바바의 미래를 이끄는 그의 리더십에 따라 자신감과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고 알리바바 측은 지적했다.

잭 마윈은 현재 전자상거래 대기업 출신의 고위 경영진들로 구성된 전략수립기구인 알리바바 파트너십의 위원회 위원으로서 공식적인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2010년 공식 설립된 이 파트너십은 전통적으로 그룹의 이사회 이사 후보에 대한 독점적인 지명권을 갖고 있다.

잭 마윈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되는 것은 여전히 중국의 비즈니스 환경이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활동은 국내외에서 민간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태도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무엇이 마윈을 중국으로 돌아오게 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마윈이 중국 정부와 협상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아시아사회정책연구소의 중국분석센터 공동 설립자이자 관리 책임자인 징 첸(Jing Qian)은 마윈이 미·중 기술패권 경쟁에서 중국의 더 높은 야망 실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는 매우 훌륭한 사업가다"라며 "잊고 있었던 한 가지는 잭 마윈이 혁신 경쟁에서 외국의 경쟁자들을 이길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알리바바 경영진은 이번 구조조정이 회사에 더 많은 유연성과 자본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하기 위해 구상되었다고 밝히면서 또한 독점 타파 및 시장경쟁 촉진 등 중국 정부의 정책 목표와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해체 선언은 마윈이 알리바바 회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7년 핀테크 대기업 앤트그룹 등 계열사와 제휴하면서 구상한 '알리바바 경제' 정신을 뒤집은 면이 크다.

대형 플랫폼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태도가 악화되면서 중앙 집중화 개념은 점점 더 지지받을 수 없게 되었다.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 라이브 스트리밍 및 음식 배달에 이르기까지 경쟁사들의 치열한 경쟁도 마찬가지였다.

다니엘 장 최고경영자는 2021년부터 사업부서 기관장에게 더 많은 권한을 넘기면서 그룹 분사의 길을 열었다고 외신이 당시 보도한 바 있다. 그 결정은 마윈 회장과 협의해 내린 것이라고 정통한 소식통은 전했다고 한다.

공식적으로 알리바바 분사 결정은 더 어려운 사안이었다. 다양한 기업의 직원들과 임원들을 어떻게 배치하느냐가 과제 중의 하나다. 그룹의 많은 임원이 퇴직하거나 자회사에서 새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룹 분할 결정으로 상황을 결정적으로 바꾼 것은 여전히 고위 직원들의 존경과 충성심을 받고 있는 잭 마윈의 노력이었다고 주변인들은 말한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