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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워싱턴] 美 의회, 기내 난동 전력자 탑승 금지 '노 플라이 리스트' 입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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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워싱턴] 美 의회, 기내 난동 전력자 탑승 금지 '노 플라이 리스트' 입법 추진

상원과 하원에서 관련 법안 동시에 발의…기본권 침해 반론도 제기돼

미국 의회가 기내 난동 전력자의 항공기 탑승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CNN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의회가 기내 난동 전력자의 항공기 탑승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CNN
미국 연방 의회가 기내 난동 전력자의 항공기 탑승을 금지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29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상원과 하원에서 승무원을 폭행했거나 기내에서 난동을 부린 전력이 있는 사람의 명단인 ‘노 플라이 리스트(no-fly list)’를 작성해 교통안전국(TSA)이 이 명단에 올라 있는 승객의 탑승을 제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제출됐다.

현재 미국에는 연방수사국(FBI)이 테러 연루자의 명단을 만들어 이들이 항공편을 이용하지 못하게 막는 ‘노 플라이 리스트’가 있다. 미국 의회는 이것과 별개로 기내 난동자의 항공기 이용 제한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승객 등으로 인한 기내 난동 사건이 팬데믹 이전에 비해 5배 증가했다고 AP가 전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법원이 지난해 4월 항공기를 비롯한 대중교통 수단 이용 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폐지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기내 난동 사건이 급격하게 줄었다고 AP가 전했다.

델타항공·아메리칸항공·유나이티드항공·사우스웨스트항공·알래스카항공과 저비용 항공사(LCC)인 스피릿항공·제트블루 등법원 타결 직후 기내 마스크 착용이 이제 의무사항이 아닌 선택사항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기내 난동 전력자의 탑승 제한 문제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해에도 미 의회에 관련 법안이 발의됐다가 폐기됐다. 이번에는 상원에서 잭 리드 상원의원(민주·로드아일랜드)이 법안을 발의했고, 하원에서는 민주당의 에릭 스왈웰 의원(캘리포니아)과 공화당의 브라이언 피츠패트릭 의원(펜실베이니아)이 공동으로 발의했다. 그러나 일부 민간 단체들은 '노 플라이 리스트'가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미국의 항공사들은 자체적으로 블랙리스트 승객 명단을 작성해 놓고 있으나 이 정보를 다른 항공사와 공유하지는 않는다고 AP가 전했다. 항공사들은 이런 명단을 공유하면 경쟁사와 담합을 금지하는 법 조항에 저촉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한다고 이 통신이 지적했다.
델타항공은 블랙리스트 승객 명단을 공유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크리스틴 매니언 테일러 기내 서비스 부문 선임 부사장은 사내 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항공산업 종사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탑승 금지 명단을 다른 항공사와 공유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난동 전력이 있는 승객이 다른 항공사를 이용하는 한 탑승 금지 명단이 제구실을 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델타항공은 2021년을 기준으로 기내 난동 전력이 있어 탑승을 금지하는 1600여 명의 명단을 작성해 운용하고 있다.

미연방항공국(FAA)은 2021년 1월 기내 난동을 부려 안전을 해치는 승객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고 발표하고, 그해 3월 시행에 들어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