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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비트코인 "흔들" 은행 연쇄파산 SEC 암호 가상화폐 전면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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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비트코인 "흔들" 은행 연쇄파산 SEC 암호 가상화폐 전면 조사

미국 검찰 테라 루나 자본시장법 위반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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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
국제통화기금(IMF)이 은행 연쇄 파산 경고 속 뱅크데믹 공포가 뉴욕증시 비트코인에 비상이 걸렸다. 달러환율 국채금리 국제유가 금값 그리고 암호 가상화폐도 도이체방크의 은행 쇼크 태풍에 휩싸이고 있다. 여기에 테라 루나 권도형 체포로 다시 불붙은 암호 가상화폐에 대한 조사도 변수가 되고 있다. 미국 은행 중 16번째 규모인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사태로 불안해진 미국인들이 중소 은행에 예치했던 수백조원의 예금을 더 안전하거나 수익률이 높은 금융기관으로 옮기고 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에 따르면 최근 2주 동안 5천500억달러(약 716조원)가 작은 지역 단위 은행에서 대형 은행과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이동했다. 안전 자산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미국 국채 2년물은 금리가 무려 20%나 떨어졌다. 미국인의 12%가 SVB 사태 때문에 은행에서 돈을 뺐고, 18%가 이를 고려했다고 답했다. WP는 1년 전부터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를 인상하면서 미국인들이 이자를 거의 주지 않는 일반 은행 계좌에서 수익률이 더 높은 다른 투자처로 자금을 옮기기 시작했다.

미국 뉴욕증시 주간 일정 및 전망
3월27일= 콘퍼런스보드(CB) 소비자신뢰지수,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 마이크론,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 실적 발표
3월29일= 미국 2월 잠정주택판매, 미국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 하원 청문회 출석, 영국 잉글랜드은행(BOE) 시스템리스크 조사 결과
3월30일= 4분기 GDP 확정치, 주간 신규실업보험 청구자 수, 4분기 기업이익,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연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연설, 유럽연합(EU) 유럽시스템관리위원회(ESRB) 이사회 회의, 유럽중앙은행(ECB) 이사회 회의
3월31일= 2월 개인소비지출(PCE) 및 개인소득, 3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연설, 리사 쿡 연준 이사 연설

28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최근 체포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물론 대규모 거래소와 할리우드 유명 연예인까지 가상화폐 관련 범죄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저인망' 수사에 덜미를 잡히는 거물급 인사와 기관들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가상화폐 가치 붕괴를 기점으로 그간 규제의 사각지대에 숨어있던 온갖 병폐가 드러남에 따라 미 당국이 시장 정상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모양새다. SEC는 가상화폐 트론 창시자 저스틴 선과 그의 트론 재단 등을 증권거래법법 위반 혐의 등으로 뉴욕연방지법에 제소했다.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 주연으로 유명한 린지 로언과 래퍼 솔자보이, 인플루언서 제이크 폴 등이 포함됐다. 로언 등 6명은 즉각 SEC에 부당이득 반환과 벌금 등으로 모두 40만달러를 납부기로 합의했다.

트론 제소 결정이 발표된 당일 작년 5월 전 세계를 강타한 '테라·루나 붕괴' 사태의 장본인 권 대표의 검거 소식이 들려왔다. SEC는 지난달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를 최소 400억 달러(약 52조원) 규모의 사기 혐의로 법원에 제소한 바 있다. 한국 검찰과 미 법무부, 싱가포르 경찰 등 관련 수사를 이어온 여러 국가의 기관 중 최초로 사법처리에 나선 것이다. SEC는 또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대한 위법행위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미등록 증권을 거래하게 한 혐의, 투자자 보유 가상화폐를 블록체인 운영에 활용하고 그 대가를 투자자에게 주는 '스테이킹 서비스'에서의 위법행위 여부 등이 주요 조사 대상이다.

SEC는 테라폼랩스와 코인베이스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가상화폐를 '증권'(security)으로 간주했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이더리움을 비롯한 다양한 가상화폐는 금융당국의 관리 대상에서 벗어나 있지만, 증권성이 인정되면 기존 법률을 적용해 규제와 처벌이 가능해진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유럽 발칸반도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되면서 이 코인 붕괴를 둘러싼 진상이 밝혀질지 주목된다.몬테네그로 정부는 권도형 대표로 의심되는 인물이 자국의 수도 포드고리차에서 검거돼 신원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으며, 한국 경찰은 몬테네그로 당국에 권씨의 지문 자료를 보내 그가 맞다는 사실을 최종 확인받았다. 권씨의 신병이 확보된 것은 한국 검찰이 지난해 9월 그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해온 지 약 6개월 만이다. 그가 도피 행각을 벌이는 동안 한미 사법 당국은 테라·루나 폭락 사태와 관련 있는 인물들을 일제히 조사하는 등 수사망을 좁혀온 터여서 이번 신병 확보를 계기로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엔지니어를 거친 권 대표는 2018년 소셜커머스 티몬 창업자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와 손을 잡고 테라폼랩스를 설립했다. 이후 테라폼랩스에서 발행한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이하 테라)와 자매 코인 루나는 한때 시가총액 상위권 암호화폐로 부상하며 업계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그가 설립한 '루나파운데이션가드'가 테라 가치를 떠받치는 안전장치의 하나로 15억 달러(약 1조9천300억원)어치 비트코인을 사들이면서 가상화폐의 큰손을 뜻하는 '비트코인 고래'로 주목받기도 했다. 테라의 가치를 계속 안정적으로 떠받치는 데 실패하면서 자매 코인 루나도 폭락하는 사태를 맞게 됐다. 이 알고리즘은 루나 공급량을 조절해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 1개의 가치를 1달러에 맞추도록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테라를 예치하면 루나로 바꿔주고 최대 20% 이율을 약속하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세워 투자자를 모았다. 가상화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테라가 1달러 밑으로 추락했고, 테라폼랩스는 루나를 대량으로 찍어내 테라를 사들임으로써 가치를 부양하려 했다. 이후 가상화폐 헤지펀드 스리애로우스캐피털(3AC), 코인 중개·대부업체 보이저 디지털, 거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 등의 연쇄 파산이 이어지면서 코인 시장의 위기를 촉발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테라폼랩스와 권 대표를 사기 혐의로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SEC는 권 대표 등이 스테이블 코인을 포함한 무기명증권을 판매해 투자자들에게 최소 400억 달러(약 51조3천600억원) 규모의 손해를 끼쳤다고 고발했다.SEC는 권 대표 등이 테라와 미 달러화의 1대 1 교환 비율을 유지한다고 광고하는 등 코인의 안전성을 내세워 투자자를 오도했다고 봤다. 미국 뉴욕 검찰도 권 대표 체포 소식이 전해진 이날 그를 증권사기와 시세조작 등 8개 혐의로 기소했다.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세계 금융 안정성에 위험이 커졌으며, 올해 힘겨운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서 선진국들이 미국발 중소은행 파산 여파로 인한 시장 긴장을 완화했으나 금융 안정성의 위험은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코로나19 대유행, 우크라이나 전쟁, 통화 긴축 정책의 여파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3%를 밑돌며 아주 힘겨운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1월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9%로 전망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상황을 계속 면밀히 감시하고 있고 세계 경제 전망과 금융 안정성에 대한 잠재적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며 "특히 부채 수준이 높은 저소득 국가의 경제 상황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에서 독일 최대 투자은행인 도이체방크는 장중 한때 전날 종가 대비 14.8% 폭락했다. 이런 큰 폭락세는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도이체방크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2주 만에 거의 30% 폭락해 시가총액 70억 유로(약 9조8000억원)가 날아갔다. 스위스가 크레디트스위스(CS)의 위험을 자국 UBS에 떠넘겨 위기를 막았지만 은행 리스크는 또 다른 유럽계 은행으로 전염되고 있다. 독일 도이체방크 이외에도 독일 코메르츠방크(CRZBF)와 프랑스 소시에테 제네랄(Societe Generale)의 주가도 흔들렸다.

이번 주 뉴욕증시는 은행권 위기 속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꼬리 물기식으로 터지는 은행권 악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등 미국 은행의 연쇄 파산 후 위기는 유럽의 대형 은행, 미국의 지역·중소형 은행권으로 전이된 모습이다. 스위스 최대 은행 UBS가 위기의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하면서 CS 위기는 일단락됐지만, 이제는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가 도마에 올랐다. 도이체방크 재무제표의 미국 상업 부동산과 파생상품의 노출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UBS의 CS 인수 과정에서 문제가 된 이른바 '코코본드' 혹은 신종자본증권인 AT1 채권이 뇌관으로 떠올랐다. UBS는 CS를 인수하면서 CS의 AT1 채권 전액을 상각 처리했다. 이에 따라 다른 은행들이 발생한 유사한 채권도 휴지 조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또 AT1 비중이 높은 은행들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도 증폭했다. 도이체방크의 AT1 채권 가격도 동반 급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주 은행권 위기 속에서도 금리 인상을 강행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금리 동결 또한 검토됐지만, 위원들의 종합적인 합의는 금리를 인상하는 데 쏠렸다고 언급했다. 연준 고위 인사들도 은행 시스템이 견조했기 때문에 이번 금리 인상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파월 의장은 FOMC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중 금리 인하를 전망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며 금리 인하에 선을 그었다. 금리 선물 시장은 올해 여름부터 연준이 금리 인하에 돌입해 연말까지 금리를 1%포인트가량 인하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 2년물 채권 금리는 3.7% 부근에서 등락하며 4%를 밑돌았다. 10년물 금리는 3.3% 수준을 나타냈다. 뉴욕증시 거대 기술주인 '빅테크' 종목들은 되레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극심한 변동성 속 빅테크가 오히려 안전 피난처가 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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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 나스닥 다우지수 및 비트코인 시세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이번 주 은행 혼란을 촉발한 전 SVB, 시그니처은행 최고경영자(CEO)에게 청문회 증언을 요청했다. 이 청문회에는 마이클 바 연준 금융감독 부의장이 증언에 나선다. 바 부의장은 하원의 금융서비스위원회에도 출석한다.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 리사 쿡 연준 이사, 수전 콜린스 연은 총재,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등 다수의 연준 관련 인사들이 연설한다. 뉴욕증시 이번 주에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수인 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와 미국의 작년 4분기 성장률 확정치 등의 경제 지표가 발표된다. 지난 한 주 동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6%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39%,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18% 상승했다.

27일 코스피는 외국인의 대량 매도와 은행권 불안 등의 영향으로 전 거래일보다 0.2% 하락했다. 5.74포인트(0.24%) 내린 2,409.22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1천39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696억원, 44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추가 하락을 방어했다. 삼성전자[005930](-1.43%), SK하이닉스[000660](-2.06%) 등 대형 반도체주와 네이버(-1.58%), 기아[000270](-2.06%) 등도 하락했다. LG화학[051910](1.16%), 포스코홀딩스[005490](3.11%), 셀트리온[068270](3.26%) 등은 상승했다. 엘앤에프[066970](10.82%),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3.48%), 셀트리온제약[068760](2.59%), 천보[278280](7.91%) 등의 상승 폭이 두드러졌으며, 에코프로비엠[247540](-3.00%)과 그 모회사 에코프로[086520](-3.73%)는 동반 하락했다. 카카오[035720]의 공개매수 종료로 경영권 분쟁 관련 이슈가 완전히 소멸한 SM엔터테인먼트는 15% 넘게 급락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