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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아시아‧태평양 노선 항공권 가격 '고공행진'…2019년 대비 200%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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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아시아‧태평양 노선 항공권 가격 '고공행진'…2019년 대비 200% 올라

2022년 대비 2023년 글로벌 항공권 가격 추이 전망. 사진=아메리칸익스프레스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대비 2023년 글로벌 항공권 가격 추이 전망. 사진=아메리칸익스프레스

아시아‧태평양 노선의 항공권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글로벌 항공권 비교 사이트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이 지역 노선의 항공권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지구촌을 덮치기 전인 지난 2019년과 비교해 33%나 비싼 상황이다.

유럽이나 북미 노선의 항공권 가격이 같은 기간 각각 12%와 17% 오른데 그친 것과 비교되는 수준이다.

아‧태 지역을 오가는 항공권의 가격이 이처럼 다른 지역과 큰 차이를 보이는 배경은 무엇일까. 2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여기에는 마땅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프랑스 파리→중국 상하이 항공권 가격 2019년 대비 200% 올라


2022년 대비 2023년 아‧태지역 노선 항공권 가격 추이 전망. 사진=아메리칸익스프레스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대비 2023년 아‧태지역 노선 항공권 가격 추이 전망. 사진=아메리칸익스프레스


CNN에 따르면 아‧태 지역을 낀 노선의 항공권 가격은 경우에 따라서는 2019년과 비교할 때 심지어 배나 오른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국적 여행관리업체 아메리칸익스프레스글로벌비즈니스트래블이 최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예컨대 프랑스 파리에서 중국 상하이로 가는 항공권 가격(비즈니스클래스 기준)은 2019년 5650달러(약 734만원) 수준에서 현재 1만1500달러(약 1495만원) 수준으로 뛰었다.
CNN에 따르면 아‧태 지역을 오가는 여행객들 입장에서 더 큰 문제는 아‧태 지역 노선의 항공권 가격이 당분간 이같은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글로벌비즈니스트래블이 아‧태 지역에서 출발하거나 아‧태 지역으로 가거나 아‧태 지역 내에서 이동하는 비즈니스클래스와 이코노미클래스 항공권의 올해 가격을 지난해와 비교해 전망한 결과에 따르면 호주에서 아시아 국가로 가는 항공권 가격이 이코노미클래스 기준으로 24.9% 높게 형성될 것으로 예측됐다. 비즈니스클래스 기준으로는 6.1%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아시아 국가에서 유럽으로 가는 노선의 항공권 가격(이코노미클래스 기준)이 지난해 대비 14.5% 정도 올라 두 번째로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고 아시아 국가에서 북미 지역으로 하는 노선의 항공권 가격(이코노미클래스 기준)도 지난해보다 10.3% 높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보면 북미지역에서 아시아로 향하는 항공권 가격(이코노미클래스 기준)은 지난해 대비 9.5%, 유로존에서 아시아로 향하는 항공권 가격 역시 지난해 대비 9.8%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서구권 대비 코로나 방역 규제 늦게 푼 영향


아‧태 지역을 오가는 항공권 가격이 서구에 비해 이처럼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배경은 다양한 것으로 분석되지만 진작부터 코로나 방역 조치를 완화한 북미지역과 유로존과 달리 중국, 한국, 일본을 비롯해 대개의 아시아 국가들이 지난해 들어서야 방역 조치를 늦춘 것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글로벌 항공 및 여행업계의 흐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국이 지난 1월에서야 고강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접고 항공기 이용객의 왕래를 본격적으로 허용한 것이 커다란 요인으로 작용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라고 CNN은 전했다.

휴 에이트켄 스카이스캐너 부사장은 CNN과 인터뷰에서 “코로나발 방역 규제를 완화하는 시점이 늦어질수록 항공업계가 다시 손님을 맞는데 걸리는 시간은 더 필요할 밖에 없다”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바로 현재 그런 상황”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신용카드업체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최근 펴낸 2023년 국제항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코로나 방역 조치가 뒤늦게 해제 국면을 맞으면서 항공 수요는 분명히 늘어나겠지만 아‧태 지역 항공사들이 곧바로 손님을 맞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항공권을 예약하는 시점과 항공기가 실제로 출발하는 시점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 항공사가 늘어난 수요에 맞춰 인력을 보충하고 여객기를 재배치하는 등의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시점상 수요과 공급의 불일치 문제가 있을 수 밖에 없어 가격이 높게 형성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아울러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가 상당수 유로존 항공사를 대상으로 자국 영공을 폐쇄한 것도 아태 지역을 오가는 노선의 항공권 가격을 끌어올린 주요한 요인으로 지적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