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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올해 행복국가 보고서'의 역설…"코로나 사태, 불행하기만 한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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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올해 행복국가 보고서'의 역설…"코로나 사태, 불행하기만 한건 아니었다"

유엔 산하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 세계 행복의 날인 3월 20일에 맞춰 2023년도 세계행복보고서 펴내

세계 행복의 날(3월 20일)을 맞아 유엔 산하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2023년도 세계행복보고서를 펴냈다. 핀란드가 6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혔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행복의 날(3월 20일)을 맞아 유엔 산하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2023년도 세계행복보고서를 펴냈다. 핀란드가 6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혔다. 사진=로이터
3월 20일(이하 현지시간)은 유엔이 정한 ‘세계 행복의 날’이다.

행복이 인간이 사는 목적이라는 이른바 ‘행복중심주의’ 주창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지난 2012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시절 정한 기념일이다.
유엔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올해 10번째 세계 행복의 날을 맞아 10번째 ‘세계행복보고서’를 펴내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예년에 비해 어떤 것이 달라지지 않았고 어떤 것이 새롭게 파악됐는지에 시선이 집중됐다.

달라지지 않은 것은 북유럽 국가 핀란드가 또다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힌 점.

올해 보고서에서 새롭게 파악돼 이목을 끈 내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지구촌 사람들에 미친 영향이 처음으로 확인됐다는 점. 일반의 예상과는 다르게 코로나19 사태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핀란드, 6년 연속 가장 행복한 나라…가장 불행한 나라는 아프가니스탄


2023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순위. 사진=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
2023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순위. 사진=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


유엔 산하 SDSN가 발표한 2023년 세계행복보고서의 핵심적인 내용은 최근 기준 행복한 나라 순위와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행복과 관련한 다양한 지표를 분석한 결과. 전세계 150여개 나라의 국민 10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순위와 관련해서는 핀란드는 6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평가됐다는 점이다. 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싹쓸이한 것도 예년과 비교해 달라지지 않은 점이다.

덴마크가 2위, 아이슬란드가 3위, 이스라엘이 4위, 네덜란드가 5위, 스웨덴이 6위, 노르웨이가 7위, 스위스가 8위, 룩셈부르크가 9위, 뉴질랜드가 10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뉴질랜드를 제외하면 죄다 유럽에 속한 나라들이다.

11위에서 20위 사이에서도 오스트리아(11위), 아일랜드(14위), 독일(16위), 벨기에(17위), 체코(18위), 영국(19위), 리투아니아(20위) 등이 모두 유럽에 속한 국가들이었다.

올해 순위에서 새로운 점은 리투아니아가 처음으로 20위권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리투아니아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와 함께 발트 3국을 구성하는 나라.

아울러 지난해 9위였던 이스라엘이 4위로 올라선 것도 눈에 띈다.

소폭이지만 지난해 16위였던 미국이 한단계 상승했고 한국 역시 지난해 59위에서 57위로 올라갔다.

반대로 최하위권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탈레반에 통치권을 내주고 미군이 철수해 사회적인 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이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 사태 계기로 ‘남에게 베푸는 마음’ 확산, 행복도 끌어올려


유엔 산하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세계 행복의 날’을 맞아 발표한 2023년 세계행복보고서. 사진=SDSN이미지 확대보기
유엔 산하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세계 행복의 날’을 맞아 발표한 2023년 세계행복보고서. 사진=SDSN


그러나 올해 보고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내용은 코로나19 사태가 인류의 행복도에 미친 영향에 대한 분석 결과다.

전례가 없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대대적인 사회적 거리두기와 봉쇄 조치 등으로 인류가 느낀 불편이 상당했을 수 밖에 없지만 이번 보고서를 위해 조사를 벌인 결과 조사에 참여한 지구촌 사람들은 코로나 사태로 더 불행해졌다고 느끼기보다는 덜 불행해졌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가 ‘남에게 베푸는 마음’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에서 모르는 사람을 돕는 행위를 비롯해 남에게 베푸는 행동으로 행복감이 높아졌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코로나 사태 이전 조사 때와 비교해 25% 정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번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영국 음악가 존 헬리웰은 이날 CNN과 가진 인터뷰에서 “남에게 베푸는 마음을 먹었다는 응답이 코로나가 터진 2021년 급증한 뒤 지난해에도 비슷한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사태라는 전대미문의 보건 위기 속에서 서로의 고통을 더 이해하면서 서로 돕는 문화, 서로 보살피는 문화가 크게 확산됐다는 뜻이다.

헬리웰은 “코로나 사태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부정적으로 빠지는 사람보다 서로 도와야 한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훨씬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