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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연준, 5월 금리 인상 뒤 동결이나 인하…'피벗' 전망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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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연준, 5월 금리 인상 뒤 동결이나 인하…'피벗' 전망 이유는?

월가 "두차례 금리 인상 뒤 금융혼란 해소 주력 예상"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사진=마켓워치이미지 확대보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사진=마켓워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1, 22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5월 2, 3일 열리는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각각 0.25% 포인트씩 올린 뒤 그 이후에는 금리를 동결하거나 이를 다시 내리는 ‘피벗’(pivot, 정책 전환)을 할 것이라고 월가가 전망했다. 20일 미국 경제 전문지 마켓워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를 인용해 3월 회의에서 0.25% 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73.1%까지 올라갔고, 5월에 다시 0.25% 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38.2%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날에 3월과 5월 금리 인상 폭이 0.25%가 될 가능성이 각각 62%와 20.7%를 기록한 데 비해 크게 올라간 것이다.

월가의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앞으로 두 차례 금리를 올린 뒤에는 글로벌 금융 혼란을 해소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마켓워치가 전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 은행 파산과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유동성 위기가 금융권의 제한적인 문제인지, 아니면 구조적인 문제인지 월가에서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현재 월가에서는 ‘바퀴벌레 이론’과 ‘낙뢰는 한 곳에 두 번 떨어지지 않는다’라는 이론이 충돌하고 있다. 바퀴벌레 이론은 금융 시장에서 한 번 악재가 발생하면 그 뒤에 더 많은 악재가 줄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이론이다. 바퀴벌레무리를 지어 다니는 성향이 있어 한 마리가 나타나면 보이지 않는 곳에 훨씬 많은 바퀴벌레가 숨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SVB 파산이 한 마리 바퀴벌레의 출현을 알리는 것이라면 연준은 인플레이션보다 금융 위기 해소 쪽으로 정책을 전격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는 곧 연준이 서둘러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그러나 SVB 파산이나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위기가 특정 은행에 제한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라면 연준이 피벗을 서두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낙뢰가 한 곳에 두 번 떨어지지 않듯이 미국 은행 파산 사태가 확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최근 경제 지표를 보면 노동 시장이 여전히 뜨겁고, 인플레이션 압박 요인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면서 “만약 최근 드러난 신용 경색 사태가 본질적으로 악화하지 않는다면 연준이 추가로 0.25% 포인트씩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고 전직 연준 관리들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최근의 금융 불안이 조기에 해소될 수 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추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WSJ이 지적했다.

유럽중앙은행(ECB) 16일 기준 금리를 3.0%에서 3.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ECB는 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 충격에도 불구 석 달째 '빅스텝'을 유지했다. ECB는기준 금리를 3.5%로, 수신금리와 한계 대출금리 역시 각각 3.0%와 3.75%로 0.5%P씩 올렸다.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긴축 통화 정책 기조를 유지하되 ‘빅 스텝’을 취한 ECB와 달리 ‘베이비 스텝’을 밟을 것으로 월가가 예상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3월 5∼1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9만 2000 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주 만에 다시 20만 건 밑으로 내려갔고, 이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노동 시장이 여전히 강세를 보임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출 수가 없게 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적했다.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 금리를 0~0.25%로 묶어놓았다가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지난해 3월부터 금리를 4.5% 포인트 올려 현재 4.5~4.75%로 조정했다. 그러나 기준 금리가 급등하면서 시장 금리도 뛰었다. 높은 금리로 인해 대출 부담을 느낀 스타트업들이 예금을 빼내 SVB, 시그니처 은행이 뱅크런 사태로 무너졌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