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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4년 전 SVB 위험징후 알고도 방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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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4년 전 SVB 위험징후 알고도 방치했나?

리스크 관리 우려 제기했으나 조치 취했는지는 불투명

깨져버린 실리콘밸리은행 회사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깨져버린 실리콘밸리은행 회사 로고.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적어도 4년 전부터 실리콘밸리은행(SVB)의 리스크 관리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이 19일(이하 현지 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2019년 1월께 연준은 이른바 '관심이 요구되는 문제사항'를 발표했다. 이는 강제조치보다는 덜 심각한 인용 유형으로, 규제 당국은 문제가 확실히 해결되도록 해야 하지만, 연준이 2019년에 실리콘밸리은행을 대상으로 그 기준이 지켜지도록 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고 전했다.
미 연준은 그 기간 동안 실리콘밸리은행에 많은 경고를 보내면서 은행의 문제점들에 대해 연준이 모니터링하고 있음을 시사해 왔다고 전했다. 실리콘밸리은행에 대한 미 연준 조사는 5월까지 예정되어 있다.

실리콘밸리은행 붕괴는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은행 파산이다. 그 은행의 붕괴는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의 위험을 줄이고 더 면밀히 감독하기 위해 마련된 은행감독 시스템에 대한 지금까지 가장 큰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밸리은행의 재무 상태에 대한 위험성은 파산 신청 몇 달 전부터 확연했다. 은행의 모회사인 실리콘밸리은행 파이낸셜그룹은 2022년 9월 말에 만기 보유 채권의 시장 가치가 대차대조표 가치보다 159억 달러 적었다고 공시했다. 그 차이는 당시 실리콘밸리은행의 총자본 158억 달러보다 약간 넘어섰다.

은행이 유상증자를 발표하고 거액의 유가증권 손실을 보며 매각하자 실리콘밸리은행의 보호받지 못하는 예금자들의 뱅크런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전직 관리들은 규제 당국의 규정상 그런 예금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취급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그 예금들은 일반적으로 오랜 거래 관계를 나타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규제 당국 관계자들은 두 번째 파산 위험 가능성이 있는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은행인 시그니처은행의 뱅크런으로 인한 여파를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은행의 파산은 곧 미 금융 시스템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규제 당국이 밝혔다.

미국의 주요 은행들도 은행주 하락과 예금자들의 이탈에 직면하자 300억 달러를 제3의 대출기관인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에 예치할 것이라고 16일(목) 발표했다.
외부 조사역들은 중앙은행의 급격한 금리 인상 이후 실리콘밸리은행이 보유한 유가증권의 상당한 가치가 폭락한 점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이 은행은 고객들이 벤처캐피털과 기술 스타트업에 매우 집중되어 있어 은행 규제 당국 입장에서도 이례적인 사례라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지난 몇 년간 미 연준의 대형 은행들에 대한 엄격한 감독 조치가 적용되었기 때문에 급속하게 성장한 실리콘밸리은행은 점차 더 엄격한 형태의 감독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2019년 경고 이후 연준은 2020년 실리콘밸리은행에 위험을 통제하는 시스템이 대형 금융기관, 즉 자산 1000억 달러 이상의 은행 지주회사에 대한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실리콘밸리은행에 알렸다고 전했다.

미 연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대형 은행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시정 조치를 취하거나 잠재적으로 강제 집행 조치에 직면하게 되어 있다.

당시 은행은 코로나 팬데믹 초기 몇 달간 예금이 몰리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고, 2021년 1분기 평균 이자수익 자산 수준은 전년 동기 대비 76%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2017년 통화 감사관 대행을 지낸 파토막 글로벌 파트너스의 키스 노레이카 전무는 실리콘밸리은행의 위험 관리 시스템에 대한 연준의 비판은 "왜 그 이후 규모를 두 배로 늘릴 수 있었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