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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채권 투자자들, 신임 일본은행 총재의 긴축전환 '학수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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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채권 투자자들, 신임 일본은행 총재의 긴축전환 '학수고대'

높은 수익률 좇아 세계 채권시장 떠돌던 자금 일본내 복귀 기대

일본 도쿄소재 일본중앙은행 본점 건물 전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도쿄소재 일본중앙은행 본점 건물 전경. 사진=로이터
일본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 글로벌 통화정책 강화에 대응해 10년 만기 일본 국채(JGB) 수익률 한도를 0.25%에서 0.5%로 두 배로 늘려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다른 중앙은행들이 강력한 긴축정책을 취함에 따라 일본과 다른 선진국들 사이의 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오랫동안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취해온 일본중앙은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 통화정책 때문에 일본의 고정소득 투자자들은 수십 년 동안 국내 시장에서 떠나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세계 채권 시장을 떠돌고 있다.

오는 4월 일본중앙은행 총재가 교체되면서 일본은 2023년에 초완화 정책 모드를 종료할 것인지, 그런 일본중앙은행 조치에 대응해 일본 채권 투자자들은 위험회피된 외국 채권에서 엔화 채권 보유로 전환하게 될 것인지 의문을 남긴다.
일본중앙은행의 과거 행적을 보고 다음 단계로의 방향성을 예상할 수 있을까? 역사적으로 일본중앙은행은 글로벌 정책 사이클이 끝날 때쯤 자국의 통화정책을 수정했다. 예를 들면 2000년대 초중반 천연자원 호황기에 미국과 유로존은 각각 2004년과 2005년 긴축을 시작했고, 일본은 2006년 연준이 긴축을 마친 시점과 완화를 시작하기 불과 7개월 전에 긴축을 단행했다.

그 패턴이 2023년에 유지될지는 아무도 추측할 수 없으며, 특히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통제되지 않고 있다. 일단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올해 말 긴축을 끝내고 완화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 행적에 비추어 일본중앙은행의 긴축이 임박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의 기대는 정책 금리에 대한 연준의 자체 예측, 즉 기준금리를 더 높아진 상태로 더 오래 유지하겠다는 점과 모순된다. 그리고 연준과 다른 중앙은행들의 판단 근거가 되는 인플레이션과 경제 데이터가 연중 내내 매우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로 인해 일본중앙은행의 명확한 경로 예상에 어려움이 뒤따른다.

하지만 일본의 독특한 경제 상황을 더 들여다보면, 더 명확한 그림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일본에서 통화정책 정상화는 10년 가까이 시행돼온 마이너스금리정책(NIRP)과 수익률곡선통제(YCC)라는 두 가지 정책을 푸는 것으로 시작해 결국 양적완화와 같은 보다 전통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채택하는 것을 수반할 것이다.

이미 수익률곡선통제(YCC) 조치는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일본중앙은행이 10년 만기 일본 국채 수익률의 상한선을 높였을 때, 10년 만기 수익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0.5% 한도를 초과하자 일본중앙은행이 0.5% 상한선을 유지하기 위해 국채 시장의 재고를 모두 사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유동성이 증발하고 일부 일본 국채 발행이 주요 글로벌 채권 지수에서 제외되었다.

일부에선 일본중앙은행이 유동성을 회복하기 위해 연말 전에 수익률곡선통제 조치를 폐지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다만, 그 시점에서 10년 만기 일본 국채의 금리가 1% 이상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고 여긴다.

한편, 우리는 달러·엔 환율이 150 이하로 유지되는 한 일본 정책 입안자들이 마이너스금리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10bps 인상 수준에서 마이너스금리정책에서 제로 금리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정상화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마이너스금리정책을 유지하는 데 기술적인 장애물은 없으며, 정책 입안자들은 2022년에 본 것처럼 엔화의 급격한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도구로 이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일본 채권 수익률이 더 높고 경쟁력이 있는 방향으로 가는 길은 그리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 투자자들이 보유한 지분을 외화 채권에서 엔화 채권으로 옮길지 여부를 예측하려면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일본 투자자들은 국내외 투자 여부를 결정할 때 몇 가지 요소를 고려하는데, 그중 하나는 외화를 엔화로 다시 위험회피하는 비용이다.

통화 헤지 수익률을 비교한다. 즉, 엔화 채권의 수익률을 비엔화 채권의 수익률과 공정하게 비교하려면 먼저 통화 헤지 비용을 빼야 한다. 통화 위험회피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환율변동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통화 스와프를 사용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 방법은 정확하며 특히 미래 현금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고정수익자산에 적합한 방법이다. 다른 통화 위험회피 기법은 다소 다른 결과를 제공할 수도 있다.

일본 국채는 현재 통화헤지(디스플레이) 이후 미국 국채보다 25~60bps 포인트 더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어 일본 투자자들이 다시 일본 국채시장으로 돌아오게 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미국 은행 등 달러 유동성이 풍부한 투자자들도 이 같은 국경을 넘나드는 수익률 차이를 이용한다. 실제로 만기가 짧은 일본 국채 보유자 대부분은 외국인 투자자다.

더 넓은 관점에서 보면, 현재 국채 간 헤지 수익률 차이는 일본에 유리하지만, 발행 기업의 수익률을 비교할 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사실, 일본 발행 기업들의 엔화 표시 신용은 비슷한 만기의 일본 국채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익을 내지 못한다. 일본과 같은 저금리 국가에서는 소득에 대한 절박함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로 하여금 괜찮은 수익률의 엔화 표시 회사채를 매입하도록 해서 효과적으로 수익률을 낮게 유지하는 자국 편향의 악순환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일본 기업들이 엔화 이외의 통화로 자금을 조달할 때 자국 편중의 이점을 잃고 더 넓은 신용 스프레드로 채권을 발행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일본의 대표적인 채권 발행사인 토요타 자동차는 2027년 9월 만기 달러 채권을 발행했는데, 4.55% 쿠폰 금리로 매각했다. 한때 엔화로 위험회피됐던 이 채권은 2월 17일 현재 0.6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조적으로, 2027년 10월 만기 토요타 발행 엔화 채권은 0.265% 구폰 금리로 0.44%의 수익률만 냈다.

게다가 외국 기업들이 엔화 채권을 발행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엔화 신용 시장은 여전히 작다. 결과적으로, 위험회피된 외국 채권은 전형적으로 일본 투자자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더 크고 높은 수익률의 신용 세계를 제공한다.

투자자들 목표를 고려해볼 때,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위기에 처했을 때 "안전한 피난처"로서의 역할로 채권을 가치 있게 평가하고 때때로 정부 채권은 주식이 하락할 때 좋은 성과를 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일본중앙은행은 일본 국채 시장에서 가장 큰 플레이어이기에 엔화 시장은 위험성이 큰 환경에 덜 민감하다.

그 결과, 위험회피된 비엔화 채권의 역사적 수익률을 엔화 채권의 수익률과 비교해보면, 시장 격변기 때 엔화 채권보다 비엔화 채권 수익률이 상당히 높은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의 정책금리와 다른 나라의 정책금리 차이가 커지면서 일본 투자자들의 헤지통화 비용도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일본 투자자들이 외국 국채를 매각할 수도 있다는 합리적인 추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다. 일본의 해외 채권 투자 흐름의 역사를 살펴보면, 금리 수준(디스플레이)보다 투자 자금 흐름 규모가 더 빨리 순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던 2005년과 2016년과 같은 고비용 위험회피 환경에서 일시적으로 자금 흐름이 증가했다.

이것은 투자 목적이 수익률 차등보다 일본 투자자들에게 더 중요한 기준임을 시사한다. "안전한" 자산을 찾거나 채권을 더 광범위한 자산 배분의 몫으로 배치하는 일본 투자자들에게 비엔화 채권은 여전히 합리적인 선택으로 남아있다.

그럼에도 해외 시장과 국내 시장 중 어느 쪽이 투자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결정은 고유한 투자자 요구, 투자 기법 및 목표에 크게 의존하는 복잡한 결정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기에 따라 일본 투자자들의 행동은 정책 금리만큼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며, 2023년에 일본 투자자들의 국내 시장 복귀가 다시 급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