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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팍팍해진 살림에 '병원 치료 미루는' 美국민 사상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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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팍팍해진 살림에 '병원 치료 미루는' 美국민 사상 최다

갤럽이 조사한 미국인의 병원 치료 연기 추이. 갤럽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사진=갤럽이미지 확대보기
갤럽이 조사한 미국인의 병원 치료 연기 추이. 갤럽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사진=갤럽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병원을 찾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의 여파는 이처럼 당연한 일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고물가 추세의 지속으로 살림살이가 크게 팍팍해지면서 병원 치료를 미루는 미국인이 사상 최다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울러 소득별로 보면 저소득층이 병원 치료를 미룬 경우가 고소득층에 비해 배나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의 핵심이다. .

◇미국인 38% “치료비 부담스러워 병원 치료 미룬 경험 있다”


2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갤럽은 미국인이 병원 진료비나 치료비에 대한 부담 때문에 지난 한해 병원 가는 일을 얼마나 미뤘는지에 대해 지난해 11월부터 12월 2일까지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응답자의 38%가 진료비나 치료비에 부담을 느껴 병원을 제때 찾지 못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은 “이번 결과는 지난 2021년 실시한 조사 때와 비교해 12%포인트 높아진 수치이자 갤럽이 이 조사를 지난 22년간 실시한 중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갤럽에 따르면 이는 인플레이션 여파로 병원 진료나 치료와 관련한 비용이 예년보다 부담스러워진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 1월 기준으로 병원비는 0.5% 올랐고 처방약 값은 2.1%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갤럽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으로 인플레이션 여파로 살림살이가 매우 팍팍해졌다는 응답이 과반 이상을 차지한 가운데 통상적인 수준의 치료는 물론이고 당장 치료가 절박한데도 치료를 미루는 경우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낳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 치료 연기, 소득 낮은 젊은층과 여성들 특히 많아


연령별로 본 미국인의 병원 치료 연기 추이. 사진=갤럽이미지 확대보기
연령별로 본 미국인의 병원 치료 연기 추이. 사진=갤럽


갤럽에 따르면 특히 소득 수준이 낮은 젋은 성인과 여성을 중심으로 병원 치료를 미룬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소득이 4만달러(약 5000만원) 미만인 저소득층 가구의 경우 병원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 이상인 고소득층 가구에 비해 거의 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이든 가족 구성원이든 지난해 병원 치료를 미룬 경우가 있는지 물은 결과 전자의 경우 34%가 있다고 밝힌 반면, 후자의 경우에는 18%가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또 이번 조사 결과 연령별로도 차이가 커 30대 미만의 젊은 성인과 40~60대 중년층 성인 가운데 병원 치료를 미룬 사례가 65세 이상의 노년층에 비해 큰 차이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은 그 이유에 대해 “미국에서 시행하는 국가의료보험인 메디케어의 수급자격이 65세 이상이기 때문에 이처럼 큰 격차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의료보험이 미국에서 시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 병원치료의 빈부격차를 발생시키는 주된 배경이라는 얘기다.

◇미국인이 병원 치료비로 저축하는 돈 50만원 수준


폭스뉴스에 따르면 이처럼 전국민 의료보험 제도가 미비한 가운데 미국인이 병원 치료비 때문에 평소 어느 정도 돈을 따로 저축해놓고 있는지에 대해 미 연방준비제도가 지난해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400달러(약 50만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준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미국인의 28%는 지난해 기준으로 병원비로 쓴 돈이 예상을 벗어난 1000~2000달러(약 130만~260만원)에 달해 큰 어려움을 겪은 일이 있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