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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연준 떠나는 '비둘기파 수장' 브레이너드…매파 입김 거세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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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연준 떠나는 '비둘기파 수장' 브레이너드…매파 입김 거세지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내정…비둘기파 결속력 약화 불가피
금리 인상 빨라지고 경기 침체 위험 증가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부의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부의장.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비둘기파 수장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이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맡게 됨에 따라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에 큰 변화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 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비교할 때 덜 공격적인 접근 방식을 주장해온 최고 관리를 연준이 잃게 됐다”고 보도했다. WSJ는 “브레이너드가 지난해부터 경기를 둔화하도록 유도해 인플레이션과 싸워야 한다는 파월 의장을 지원했지만,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다른 고려 사항을 강조했고, 여기에는 필요 이상으로 금리를 올린 데 따른 위험 경고가 포함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연준 내에서 최고 비둘기파로 꼽힌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의 후유증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과도하게 금리를 올리지 말아야 대량 실업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혀왔다. 그러나 연준 내 매파들은 인플레이션을 조기에 통제하려면 서둘러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경제 분석 업체인 LH 마이어스의 데릭 탕(Derek Tang)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브레이너드 부의장이 연준을 떠남에 따라 연준이 올봄에 더욱 과감하게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졌고, 이에 따라 미국이 경기 침체기에 빠질 위험성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브레이너드가 연준에 남았으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비둘기파를 결집하는 역할을 했을 것이고, 5월과 6월에 추가로 금리를 올리는 데 반대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20일 연준을 떠난다. 그의 후임자는 연방 상원의 인준 청문회를 거쳐야 하기에 상당 기간 취임하기 어렵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 미국 백악관의 경제정책 컨트롤타워인 NEC 위원장에 브레이너드 부의장을 임명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에는 재러드 번스타인 CEA 위원을 내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을 맡았던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2010∼2013년 재무부 차관보를 지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지난달 19일 시카고대 경영대학 주최 행사에서 금리 인상폭이 줄어들 수 있으나 당분간 긴축 통화 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핵심 측근으로 연준에서 실권자라는 평가를 받는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우리가 현재의 코스를 지켜나가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최근에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어 (통화) 정책은 인플레이션이 2%대로 내려가 이것이 유지될 수 있을 때까지 당분간 충분히 제한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