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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바이든, 美 경제 '연착륙' 승부수인가…경제 참모진 전면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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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바이든, 美 경제 '연착륙' 승부수인가…경제 참모진 전면 개편

연준 2인자 브레이너드 부의장 백악관 경제 정책 사령탑으로 전격 기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향후 몇 주일 내에 이뤄질 2024년 대통령 선거 재출마 선언을 앞두고 백악관 경제팀을 전면 개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 경제정책 사령탑인 국가경제위원회(NEC) 차기 위원장으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2인자인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을 낙점했다. 또 NEC 부위원장으로는 조엘 갬블 노동부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발탁됐다. 차기 백악관 경제자문위(CEA) 위원장에는 재러드 번스타인 CEA 위원을 기용했다. CEA는 위원장과 2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대통령에게 경제정책을 조언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 재선 캠페인 및 공화당과의 연방 부채 상한 인상 협상을 앞두고 경제 참모진을 전면 쇄신한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준이 통화 정책을 통해 ‘연착륙’을 추진하는 데 맞춰 경제 참모진을 개편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내림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노동 시장이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 바이든 정부와 연준은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조금 더 올려도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하지 않고, 경제를 안착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연준이 과도하게 금리를 올리면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백악관과 연준이 향후 경제정책을 놓고 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연준의 2인자인 브레이너드 부의장을 NEC 위원장으로 발탁했다. 브레이너드가 백악관과 연준의 가교 구실을 하면서 연착륙을 실현하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청신호가 들어올 수 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연준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꼽힌다. 그는 파월 연준 의장이 주도하는 금리 인상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지나친 금리 인상으로 미국이 심각한 침체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웰즐리 대학을 거쳐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를 지냈다. 그 이후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에는 재무부에서 근무했다. 그의 남편은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이다.

미국에서 대통령이 가장 즐겨 내세우는 업적 중의 하나가 일자리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재선 도전의 명분 중 하나로 일자리 창출 업적을 꼽고 있다. 미 노동부는 1월 고용 상황 보고서에서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가 51만 7000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8만 7000개를 3배 가까이 웃돈 것이고, 지난해 12월 증가 폭 26만 개의 두 배에 육박한다. 실업률은 3.4%로 지난해 1월보다 0.1% 포인트 더 내려가 1969년 5월 이후 5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 Jolts(구인·이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채용공고는 1100만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당시의 1044만 건보다 56만 건 정도 증가한 것이다. 이는 2021년 7월 이후 최대 증가치이고, 5개월 만에 다시 1100만 건을 재돌파한 것이다. 미국에서 구직자 1명당 1.9개의 일자리가 남아돌고 있다.

WSJ은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 참모진을 개편하지만, 이들의 면면을 보면 자신의 향후 경제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임을 예고한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무엇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는 중산층을 지원하는 경제정책을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WSJ이 강조했다. 이 신문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인선을 통해 미국 경제 성장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안정을 중시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브레이너드 NEC 위원장 내정자와 번스타인 CEA 위원장 내정자는 모두 바이든 대통령과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핵심 경제 참모들이다. NEC는 국내외 경제 이슈에 대한 정책 결정 조정, 대통령에 대한 경제정책 조언, 대통령의 경제정책 목표와 정책 결정·프로그램 일치 확인, 대통령의 경제정책 의제 이행 모니터링 등의 역할을 한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1월 인플레이션이 둔화했다는 발표가 나오자 경제정책 성과를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6.4% 올랐다는 노동부 발표에 대해 “오늘 자료연간 인플레이션이 7개월 연속 하락했다는 것을 확인해주었다”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계속 내려가고 있고, 이는 각 가정과 사업체에 희소식”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생활비 인하, 공급망 재구축, 미국 내 투자 등에 주력하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차질없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