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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슈퍼볼' 광고 올해 테마는 '걱정말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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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슈퍼볼' 광고 올해 테마는 '걱정말고 행복하세요'

펜데믹에 지친 미국인 위로 위해 가벼운 유머·유명 인사 대거 등장

올해 슈퍼볼에 나올 기아 텔루라이드 광고 한 장면. 사진=기아자동차 제공
올해 슈퍼볼에 나올 기아 텔루라이드 광고 한 장면. 사진=기아자동차 제공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 중계에 나오는 광고는 시대 정신과 산업의 흐름을 대변한다. 슈퍼볼 시청자는 미국에서만 최소 1억 명이 넘는다. 올해 슈퍼볼 광고 단가는 30초에 약 700만 달러(약 89억 원)이다.

지난해 슈퍼볼 시청자가 1억 1230만 명으로 1억 명을 넘었다. 2021년도에도 시청자가 9640만 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 프로 풋볼 게임 시청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프로풋볼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이 12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열린다. 올해에는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우승팀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AFC)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맞붙는다.

올해 슈퍼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겪은 뒤 열린다. 이에 따라 올해 슈퍼볼에 등장하는 광고는 대체로 가벼운 유머와 유명 인사를 대거 동원한 복고풍이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AP 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켈리 오카피 미 브랜드연맹 최고경영자(CEO)는 이 통신에 올해 광고 테마는 ‘걱정하지 말고, 행복하세요’(Don’t worry, Be happy)라고 말했다.

지난해 슈퍼볼 광고를 휩쓸었던 가상화폐 업체 광고가 올해에는 완전히 사라졌다. 지난해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FTX와 코인베이스, 크립토닷컴, 이토로 등 암호화폐 업체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들 가상화폐 업체가 화려한 광고를 선보지난해 슈퍼볼은 '크립토볼'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FTX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이후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하면서 시장 침체기를 맞아 이들 업체가 비용 절감에 나섰다. 올해 슈퍼볼을 중계하는 폭스 방송에 따르면 암호화폐 업체 3곳과 광고 계약을 논의했으나 FTX 파산보호 신청 이후 이들 업체가 모두 계약을
철회했다.암호화폐 업체의 빈자리는 앤하이저-부시, 하이네켄 등 주류 업체와 과자·캔디 등 식품업체, 스트리밍 업체, 자동차 회사, 기술 회사 등이 채웠다고 AP통신 전했다.

올해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고통을 받은 시청자들에게 위안을 주려고, 무거운 주제를 피하면서 가벼운 유머를 섞거나 귀에 쏙 박히는 노랫말을 담은 내용으로 광고를 제작했다고 AP가 전했다. 슈퍼볼 광고에서는 시청자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기려고 지난 수십 년 동안 무거운 메시지를 다루거나 충격적인 유머를 동원해왔으나 이제 트랜드가 달라졌다고 이 통신이 지적했다.

미국이 아직도 팬데믹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고, 고물가와 고금리에 따른 경제 불안이 가중되고 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고 있어 기존의 광고 기법에 의존하면 역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광고업체들이 판단했다.

슈퍼볼 광고 모델로 유명 인사들이 등장하는 비율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최근 은퇴한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는 미켈롭 울트라 맥주 광고와 레미 마틴 위스키 광고 모델로 등장한다. 유명 가수 겸 배우인 존 트라볼타는 이동통신사 티모빌 광고 모델로 나선다.

특히 올해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슈퍼볼 광고에 나온다고 AP가 전했다. 한 기독교 단체는 ‘He Gets Us’ 광고를 내보낸다. 이는 성경 속의 예수와 그의 깊은 사랑과 용서를 다시금 알리기 위한 기독교 캠페인이다.

기아 미국판매법인(KA)은 슈퍼볼에서 2023년형 텔루라이드 X-Pro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등장하는 60초짜리 TV 광고를 한다. '빙키 아빠'(Binky Dad)로 명명된 이번 슈퍼볼 광고는 산속 휴양지 리조트에 도착한 젊은 부부가 아기에게 꼭 필요한 공갈 젖꼭지 '빙키'를 챙겨오지 못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텔루라이드와 함께 담아냈다.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배경으로 전기차 광고를 선보인다. GM은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브리저튼', '아미 오브 더 데드'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을 배경으로 인기 코미디언 윌 패럴이 등장하는 슈퍼볼 광고 여러 편을 제작했다. 이중 '마스크' 편은 쉐비 블레이저 EV가 한국 도로를 달리고, 이 전기차에 탑승한 패럴이 '오징어 게임' 속 캐릭터와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담겼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