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英 BP사, 수익 늘자 생산량 축소 40%에서 20%로 바꿔

공유
0

英 BP사, 수익 늘자 생산량 축소 40%에서 20%로 바꿔

스위스 한 주유소에 걸린 BP사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스위스 한 주유소에 걸린 BP사 로고. 사진=로이터
영국 BP사가 화석연료 가격 급등으로 114년 회사 역사상 최고의 연간 수익을 달성하자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평가받았던 석유·가스 생산 감축 약속을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이 7일(이하 현지 시간) 보도했다.

7일(화) 2022년 277억 달러의 이익을 달성했다는 실적 발표는 2008년에 벌어들인 263억 달러를 능가하는 동시에 2021년 강세장 이후 보고된 128억 달러 이익의 두 배가 넘는 것이다.
BP사 버나드 루니 최고경영자(CEO)가 3년 전 석유 생산 감축 및 저탄소 형태의 에너지 전환 계획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석유와 가스 생산량을 40% 줄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는 이 부문에서 가장 야심 찬 전략적인 개편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그랬던 BP사는 상당한 유턴으로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2030년 석유와 가스 생산량을 겨우 25% 감축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기존 계획을 대폭 축소했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시장의 격동에 따른 것으로, 석유 산업계에 엄청난 이익을 안겨주었고, 가계 비용을 증가시키고, 특히 유럽 정책 당국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에너지 공급처 확보에 나서도록 내몰았다.

루니 최고경영자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전 세계 각국 정부와 사회는 우리 같은 기업들에게 오늘날 에너지 시스템에 투자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BP사 주가는 유럽 경쟁사들을 앞질렀지만, 2020년 2월 루니가 최고경영자로 취임했을 당시 총 주주 수익률은 서구 에너지 메이저 중 가장 낮았고, BP사처럼 석유·가스 생산량을 감축하겠다는 어려운 목표를 세운 곳은 없었다.

루니는 석유 및 가스 생산 축소 변경지침은 탄소 배출량이 계획보다 더 느리게 축소될 것이라는 의미이지만, 근본적인 접근 방식의 변화는 아니라고 강변했다. 그는 "우리 전략은 오늘날의 에너지 시스템에 투자하고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데 투자하는 것"이라며, 그런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4분기 BP사 기본 이익은 48억 달러로 전년도 33억 달러보다 증가했지만, 시장 평균 예측치인 50억 달러에는 약간 못 미쳤다.

동종 오일가스기업인 엑손모빌도 2022년 557억 달러, 셸은 399억 달러, 셰브론은 365억 달러의 기록적인 이익을 냈다.

이런 기록적인 수익에 힘입어 BP사는 향후 8년간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으로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2022년 BP사 자본 지출은 163억 달러였으며, 2025년까지 연간 140억~160억 달러였던 이전 목표에서 160억~180억 달러로 연간 지출을 늘릴 계획이다. 반면 셸은 지난주 2023년 자본지출 규모의 변경은 없었다.

BP사는 바이오 연료, 편의성, 충전시설, 재생에너지 및 수소 등 사업 "전환"에 이전 계획보다 80억 달러와 석유 및 가스 투자에 80억 달러를 더 지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위 30명의 주주 중 한 명은 석유와 가스 생산 증가로 인한 수익률이 높아지면 재생에너지와 바이오 에너지로의 빠른 확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두 부문에 대한 지출 확대 결정을 반겼다.

그러나 탄화수소 투자 지출의 증가는 BP사의 탄소배출량 저감을 늦춘다는 의미로, 현재 2019년 수준과 비교해 2030년까지 석유 및 가스 사업의 탄소배출량을 35~40% 감소라는 이전 목표에서 20~30% 감축으로의 변경을 의미한다.

루니 최고경영자는 2050년까지 운영, 생산, 판매 전반에 걸쳐 탄소배출 제로 달성이라는 BP사 목표가 업계 선두를 이끌고 있지만, 이전 목표인 하루 150만 배럴 생산에서 2030년까지 하루 약 200만 배럴 생산이 "적절한" 규모라고 밝혔다.

2030년까지 연간 70억~90억 달러로 전환비용 지출 증가가 예상되는바, 이는 그룹 예상 지출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규모로 5개 사업 부문에서 2030년에 이자, 세금, 감가상각 및 상각 이전 수익 100억~120억 달러, 즉 그룹 수익의 약 20%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BP사는 4분기 배당금 10% 증액 및 지난해 발표된 112억5000만 달러의 자사주 매입에 이어 27억5000만 달러 추가 매입을 발표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