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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美·中 경제 '탈동조화'는 허구인가…작년 양국 교역 사상 최대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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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美·中 경제 '탈동조화'는 허구인가…작년 양국 교역 사상 최대 기록

양국 교역 870조 7800억 원에 달해…정부 보다 기업과 소비자가 영향력 더 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미국과 중국이 ‘정찰 풍선’ 격추 문제로 정면으로 충돌하는 등 신냉전으로 치닫고 있으나 양국 간 교역이 지난해에 사상 최대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7일(현지시간) 지난해에 미·중 간 교역 규모가 6900억 달러 (약 870조 7800억 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가 미·중 경제 ‘디커플링’(탈동조화)을 본격화하면서 중국에 대한 미국 기업의 기술 투자를 제한하고, 도널드 트럼프 정부 당시에 시작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계속 부과하고 있으나 양국 간 교역이 오히려 급증했다.

미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이날 “이번 무역 통계는 미·중 경제가 ‘디커플링’ 추진 속에서도 얼마나 서로 얽혀 있는지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에드 그레서 전 미 무역대표부(USTR)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 매체에 “소비자와 기업이 (양국) 정부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가 무역에 영향을 주지만, 이것이 최소한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고조됐을 당시인 2018년에 2200여 개 중국산 제품 3000억 달러 규모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고, 바이든 대통령 정부도 이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상공회의소 등 경제계와 정치권으로부터 중국산 제품 관세 인하 또는 철폐 압력을 받고 있다. 미 USTR은 지난 3월 23일 관세 적용을 받는 중국의 549개 품목 중 352개에 대해 관세 부과 예외를 한시적으로 허용했었다. 중국도 미국에 대한 보복 조처로 1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의 중국산 제품 수입 규모가 5388억 달러 (약 677조 원)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였던 2018년 당시에 비해 약간 줄어든 것이고, 2021년에 비해 318억 달러가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미국의 중국에 대한 수출은 1538억 달러 (약 194조 원)로 급증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대중국 무역적자가 3829억달러 (483조원)로,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밝혔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무역적자가 8.3%(294억달러) 늘어난 것이다. 미국의 지난해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 규모는 사상 두 번째로 큰 것이다.

미국의 연간 무역수지 적자는 9481억달러(1197조원)전년 당시 8450억달러보다 12.2% 증가했다. 지난 2021년 세운 사상 최대 규모 적자 기록을 1년 만에 다시 갈아치웠다.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으로 미국의 무역적자가 늘어났다. 또 강달러 현상으로 미국의 소비자들이 수입품 소비를 늘린 것도 적자 증가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