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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니 쇼크' 일파만파…인도 증시 신뢰까지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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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니 쇼크' 일파만파…인도 증시 신뢰까지 흔들린다

외국 기관투자자들, 지난달 27일·30일·31일 3일간 20억달러 순매도
아다니에 대출해준 인도 최대 인디아 스테이트은행 주가 11% 하락

아다니 로고. 사진=로이터
아다니 로고. 사진=로이터
고탐 아다니의 아다니 제국의 잔인한 주식 폭락은 3일(현지 시간)에도 계속돼 고작 일주일간의 총 시가총액 증발 규모가 무려 1080억 달러(약 132조원)로 증가했다.

아다니그룹에서 가장 핵심적인 기업인 아디니 엔터프라이즈의 주가가 연일 급락하고 있다.
아다니 엔터프라이즈의 주가는 2일 28% 하락한 뒤 3일 장중 31.7% 폭락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아다니 엔터프라이즈는 유상증자 일반공모에 성공했다고 밝혔으나 현재 주가가 공모가 하단보다 크게 낮아져 도덕적 이유로 옳지 않다며 공모를 취소했다.

이유가 무엇이든 이 조치는 아다니그룹에 대한 시장 신뢰도를 흔들어 주가 폭락을 더 부추겼다. 아다니그룹은 이후 더 크게 폭락했으며 크레디트 스위스와 시티그룹은 아다니그룹에서 발행한 채권을 담보로 한 대출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인도 중앙은행은 이날 대출기관들에 아다니그룹에 속한 기업 노출에 관한 세부 정보를 요청했다. 이번 사태로 아다니그룹에 대출해준 은행들도 타격을 입었다. 인도 최대 은행인 인디아 스테이트 은행 주가는 벌써 11% 하락했다.

루크로르 애널리틱스의 수석 신용분석가인 레너드 로는 "레버리지가 높은 아다니그룹 같은 기업의 가장 큰 위험은 자금 조달에 대한 접근성이 심각하게 악화되는 것이다. 즉, 그룹은 당분간 인도 내 은행과 채권에서 자금을 계속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괜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다니 제국의 재기 가능성은 나렌드라 모디 정부의 대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아다니그룹과 모디 정부는 사업과 정치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다니그룹의 주가 폭락은 인도 시장을 같이 끌어내렸다. 아다니그룹의 기업 8개를 포함하는 MSCI 인도 지수는 12월 고점 대비 약 9% 하락해 기술적 조정에 가까워졌다. 추리왈라증권의 전무이사인 알록 추리왈라는 "현재 매우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며, 투자자들에게 아다니그룹의 상황이 명확해질 때까지 그곳에 투자하지 마라고 조언할 것"이라며 "아다니 주식이 일부 회복될 수 있지만 그 길은 매우 어려울 걸로 예상된다. 많은 감시와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터 조사 기업 S&P글로벌은 이날 주식 조작 및 회계 사기 혐의로 인해 2월 7일부터 아다니 엔터프라이즈가 다우존스 지속가능성 지수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인도 시장을 다시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아다니그룹 문제로 인도 증시 전반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외국 기관투자자들은 인도 주식 시장에서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20억 달러(약 2조5000억원)를 순매도했는데, 이는 작년 3월 이후 3일간 매도 규모로는 가장 크다.

아다니그룹이 발행한 채권은 2일 사상 최저치로 하락했다. 2024년 만기인 아다니 그린에너지 채권은 런던에서 오전 10시 20분 기준 달러당 61.6센트로 전날보다 13.4센트 하락해 거래되었다. 사실상 부실 채권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