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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올 1월 해고자 급증 불구 실업수당 신청자 왜 줄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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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올 1월 해고자 급증 불구 실업수당 신청자 왜 줄었나

1월 해고자 1년 전에 비해 440% 증가…지난주 실업수당 신청자 9개월 만에 최저치

미국 노동 시장에서 해고자가 증가하고 있으나 실업수당 청구자는 감소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마켓워치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노동 시장에서 해고자가 증가하고 있으나 실업수당 청구자는 감소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마켓워치
미국 노동시장이 혼돈의 소용돌이 속에 빠졌다. 아마존을 비롯한 빅테크를 시작으로 미국 전역에서 해고 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노동 관련 지표를 보면 미국에서 구인난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고, 실업률이 크게 올라갈 조짐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노동시장이 약화할 때까지 금리인상의 고삐를 바짝 당길 예정이어서 노동시장이 언젠가는 연준에 굴복할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한다.

미국의 노동시장 통계를 추적하는 기업인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에 따르면 미국 기업이 올해 1월에 10만2943명을 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0년 이후 최고치이고, 지난해 12월에 비해 2배가 늘어난 수치이다. 또 지난 2022년 1월과 비교하면 무려 440%가 증가한 것이다.
미국에서 최근에 해고된 노동자의 41%가 테크기업 종사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이후 테크기업 해고자는 11만793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소매와 금융 분야에서도 해고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앤드루 챌린저 부회장은 “미국 기업들이 경기 침체에 대비해 직원을 줄이거나 고용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미국 산업 전반에 걸쳐 해고 바람이 거세게 부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몇 개월 사이에 점점 더 많은 기업이 해고를 단행하고 있다.

그러나 미 노동부 통계를 보면 미국 노동시장은 아직 꺾이지 않았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1월 22∼2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8만3300건으로 집계됐다고 2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는 전주보다 3만3000건 줄든 것이고,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만에 최저치이다. 또한 해고 건수가 5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1만1000건 감소한 166만 건으로 집계됐다.

미 노동부가 전날 발표한 Jolts(구인·이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채용공고는 1100만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당시의 1044만 건보다 56만 건 정도 증가한 것이다. 이는 2021년 7월 이후 최대 증가치이고, 5개월 만에 다시 1100만 건을 재돌파한 것이다.

미국에서 지난달 현재 구직자 1명당 1.9개의 일자리가 남아돌고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 당시의 1.7개보다 늘어난 것이고, 거의 사상 최고치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구직자 한 명당 평균 1.2개의 비어 있는 일자리가 있었다.

구직자보다 일자리가 거의 2배가량 많다는 것은 인력난이 그만큼 심하다는 뜻이다. 기업이 부족한 일손을 메우려면 봉급을 인상해야 기존 직원의 이탈을 막고, 신규 직원을 충원할 수 있다. 봉급이 오르면 이것이 ‘임금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