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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WSJ "연준, 3월·5월에도 베이비 스텝 밟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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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WSJ "연준, 3월·5월에도 베이비 스텝 밟을 가능성"

연준 예고대로 최종 금리 5~5.25% 유력
시장 "디스인플레이션 시작" 발언 고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오는 3월과 5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추가로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금리를 ‘두어 차례 더 인상’(a couple of more times rate hikes)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파월 의장은 지속적인 긴축 통화 정책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WSJ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장으로 간 위원들이 최근 경제지표를 볼 때 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 압박이 정점을 지났다고 더욱 확신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지난 12월에 열린 FOMC 회의를 마치면서 위원들의 금리인상 전망치를 집계한 점도표를 통해 올해 금리가 5~5.2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WSJ는 “위원들이 1일 금리 추가 인상 결정을 하면서 오는 3월과 5월에 각각 0.25%포인트 추가 인상을 암시했다”고 전했다.
연준이 이날 금리를 0.25%포인트 올림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4.50~4.75%가 됐다. 연준이 3월 21, 22일과 5월 2, 3일에 열리는 FOMC 회의에서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리면 지난해 말 예고한 대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5~5.25%가 된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최근 공개 발언을 통해 지난해 말에 예상한 대로 미국 경제가 흘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금 압박이 계속되는 등 노동 시장이 꺾이지 않고 있으며 서비스 분야 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있다. 연준은 아직 노동 시장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선언하기에 이르다고 판단했다.

연준이 FOMC 회의 둘째 날 회의를 하는 중에 미 노동부가 발표한 12월 고용지표도 여전히 FOMC 위원들이 안도할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일 미 노동부 Jolts(구인·이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채용공고는 1100만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당시의 1044만 건보다 56만 건 정도 증가한 것이다. 이는 2021년 7월 이후 최대 증가치이고, 5개월 만에 다시 1100만 건을 재돌파한 것이다. 블룸버그 등이 분석한 시장 전망치는 1030만 건이었으나 이보다 70만 건 이상 증가했다. 미국에서 지난달 현재 구직자 1명당 1.9개의 일자리가 남아돌고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 당시의 1.7개보다 늘어난 것이고, 거의 사상 최고치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구직자 한 명당 평균 1.2개의 비어 있는 일자리가 있었다.

그렇지만 시장은 파월 의장의 ‘디스인플레이션’ 발언에 한껏 고무됐다. 파월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우리가 이제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고 선언했다. 미 경제 전문 매체 배런스는 “파월 의장이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었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시장은 파월 의장이 추가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지적했다.

배런스는 “연준이 추가로 금리를 올리게 되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지 않는 데 따른 위험이 금리를 서둘러 동결한 데 따른 위험보다 더 크다는 점을 내세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연준이 금리를 너무 올렸을 때 경제가 침몰하지 않도록 완충 장치를 동원할 수 있다”면서 “이는 곧 너무 심한 경기 침체가 오면 금리를 인하하겠다는 뜻이다”고 주장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너무 나갔다고 느끼고, 인플레이션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내려오면 그때 가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금리를 한꺼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뒤 지난해 12월 마지막으로 열린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속도 조절에 나섰다. 연준이 이번에 다시 금리 인상폭을 0.25%포인트로 낮춰 정상적인 금리인상 코스로 회귀했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통화 정책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지 따져보고 향후 금리인상의 정도(extent)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를 올리면 소비와 투자가 위축돼 경기가 둔화한다. 문제는 금리인상의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연준은 지난해 12월에 제시한 경제 전망에서 큰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