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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연준, '베이비 스텝' 시대로 회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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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연준, '베이비 스텝' 시대로 회귀 이유는

지난해에는 '자이언트 스텝'·'빅 스텝', 올해부터는 0.25%포인트 인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지난해에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 스텝’을 밟았으나 올해부터는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 스텝’으로 돌아간다. 연준은 1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게 거의 100%에 달한다고 미국 언론이 31일 일제히 보도했다. 연준이 올해 두 번째로 오는 3월 21~22일 개최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려도 인상폭은 0.25%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전망했다.

야후파이낸스는 이날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대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으나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어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렇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일 FOMC가 끝난 뒤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시장의 금리 동결 또는 인하 가능성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잠재우려고, 긴축 통화 기조를 강조하는 매파적 발언을 쏟아낼 것이라고 이 매체가 전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금리를 한꺼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뒤 지난해 12월 마지막으로 열린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속도 조절에 나섰다. 연준이 이번에 다시 금리 인상 폭을 0.25%포인트로 낮추면 정상적인 금리 인상 코스로 회귀하게 된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4.25~4.5%이고, 2월 1일 다시 0.25%포인트를 더 올리면 기준금리가 4.5~4.75%가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의 향후 금리 인상 속도와 폭이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 속도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지난해에 1980년대 이후 가장 공세적으로 금리를 올렸다. 금리를 올리면 소비와 투자가 위축돼 경기가 둔화한다. 문제는 금리 인상의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WSJ는 금리 인상의 효과가 비교적 늦게 나타날 것으로 보는 이코노미스트들의 견해가 다수라고 전했다. 지난해에 올린 금리 인상의 효과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면 올해와 내년에 미국 경제 활동이 둔화할 게 확실하다. 이렇게 되면 현시점에서 연준이 서둘러 금리를 추가로 올릴 필요가 없다고 WSJ가 지적했다.

그렇지만, 미국 최대 투자 은행인 골드만삭스는 금리 인상의 효과가 이미 지난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연준의 고위 관계자들도 과거와 달리 연준이 통화 정책의 의도와 변화에 관해 일반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있어 금리 인상 효과가 더 빨리 나타난다고 평가한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금리 인상 효과가 이미 실물경제에 반영됐다면 연준이 현 단계에서는 금리를 추가로 더 올릴지, 아니면 일단 금리 인상을 동결하고, 향후 경제 진로의 추이를 관망할지 저울질할 것이라고 WSJ가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인플레이션과 싸워온 연준이 이제부터 좀 더 고난도의 전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비가 감소하고 있으나 노동 시장은 여전히 뜨겁고, 부동산 시장이 이미 침체기에 들어갔으나 견고한 경제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연준은 뒤죽박죽인 경제지표를 놓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올해부터 지난해보다 더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다고 WP가 강조했다. 이 신문은 “연준이 이 싸움을 어떻게 종결할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WP는 “연준이 지난해에는 40년 만에 최고치에 달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고 전광석화처럼 금리를 올렸으나 올해부터 연준의 전략 목표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연준이 올해부터 지난해와 같은 터무니없는 금리 인상을 자제하고, 2월 1일 FOMC 회의를 비롯해 향후 몇 번의 회의에서 금리 인상 폭을 전통적인 0.25%포인트로 낮출 것”이라고 보도했다. WP는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당분간 금리 인상의 효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열린 FOMC 회의 의사록을 통해 19명의 위원 중 17명이 올해 금리가 5%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나머지 2명은 5.5% 이상이 되리라 전망했다. 연준은 이에 따라 점도표를 통해 ‘최종금리(terminal rate)’가 5~5.25%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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