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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파월, 금리 5% 이상 인상 매파 목소리 높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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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파월, 금리 5% 이상 인상 매파 목소리 높일 것"

AP, 2월 1일 FOMC 후 기자 회견에서 긴축 통화 정책 유지 메시지 예상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미국 뉴욕 증시에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와 싸우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월가의 투자자들이 연준과 치킨 게임을 하면 투자자들이 손해를 본다는 뜻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줄곧 월가에 긴축 통화 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연준의 경고를 무시한다. 연준이 올해 3월에 마지막으로 금리를 인상한 뒤 금리를 동결하다가 올해 9월께 다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이 베팅한다.

파월 의장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1월 31~2월 1일(현지시간) 열리는 통화 정책 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난 뒤 열리는 기자 회견에서 투자자들의 ‘피벗’(pivot, 정책 전환) 기대감에 다시 한번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마켓 워치 등 미국 언론이 30일 보도했다. 문제는 투자자들도 이미 이를 충분히 예상한다는 점이다. 파월 의장은 이 점을 의식해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강도가 높은 ‘매파’ 메시지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AP 통신은 이날 파월 의장이 기준 금리를 5% 이상으로 올릴 필요성이 있다는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준 금리를 0.25% 포인트 올릴 게 확실하다는 게 월가의 판단이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지난해 금리를 한꺼번에 0.75% 포인트 올리는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뒤 지난해 12월 마지막으로 열린 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속도 조절에 나섰다. 연준이 이번에 다시 금리 인상 폭을 0.25% 포인트로 낮추면 속도 조절에 가속도가 붙게 된다. 현재 미국 기준 금리는 4.25~4.5%이고, 2월 1일 다시 0.25% 포인트를 더 올리면 기준 금리가 4.5~4.75%가 된다.

월가는 이번 FOMC에서 금리 인상 폭 보다는 파월 의장이 기자 회견을 통해 발신할 메시지의 내용과 강도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그가 긴축 통화 정책 기조 유지 입장을 강조하면서도 앞으로 금리를 어떻게 조정해 나갈지 힌트를 줄 수도 있다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파월 의장은 아직 뜨거운 노동 시장과의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는 불퇴전의 자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현재 3.5%인 실업률이 더 오르고, 인력난에 따른 임금 상승이 멈춰야 비로소 안심할 수 있다는 게 파월 의장의 판단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보다 0.3%, 전년 동월보다 4.6% 각각 늘어나 시장 전망치(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5.0%)를 밑돌았다. 전년 대비로는 지난 2021년 여름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치다. 그러나 미국의 임금 상승률은 연준의 기대치보다 여전히 높다. 기업은 인건비가 오르면 이를 제품 가격에 반영해 소비자들이 그 부담을 떠안게 된다.

마켓 워치는 이날 “파월 의장이 이번에 한껏 매파 목소리를 높이면 금융 시장이 빠르게 경색될 것”이라며 “채권 수익률 상승,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하락, 달러화 강세 등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수위가 월가의 예상 수준보다 낮으면 이와 정반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열린 FOMC 회의 의사록을 통해 19명의 위원 중 17명이 올해 금리가 5%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나머지 2명은 5.5% 이상이 되리라 전망했다. 연준은 이에 따라 점도표를 통해 ‘최종 금리’(terminal rate)가 5~5.25%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월가의 트레이더들은 올해 5월과 6월에 최종 금리가 4.9% 선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12월 이전에 금리를 다시 내려 4.5% 선이 될 것이며 2024년에도 지속해서 금리를 내릴 것으로 트레이더들이 예상한다. 경제 전문지 배런스는 이날 “선물 투자자들이 연준이 2월과 3월에 각각 금리를 0.25% 포인트씩 올려 기준 금리가 4.75~5%가 되면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고, 올해 핼러윈 데이(10월 31일) 이후에 다시 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해 4.50~4.75%로 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연준이 이번에 8번 연속으로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나 2번 연속으로 금리 인상 폭을 낮출 것”이라며 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AP는 “연준이 회의가 끝난 뒤 발표할 성명을 통해 향후 금리 인상에 관한 표현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연준이 성명을 내면 그것이 궁극적인 금리 인상 종결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