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지난해 1분기(-1.6%)와 2분기(-0.6%)에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함으로써 기술적 침체기에 빠졌다가 3분기에 3.2%, 4분기에 2.9% 성장해 저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흐름을 보면 지난해 하반기의 성장동력이 올해 초부터 다시 꺼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 경제 전문지 마켓워치는 26일(현지 시간) “올해 1분기에는 성장률이 정체 상태를 보이고, 2분기에 다시 마이너스로 내려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S&P 글로벌은 “미국 경제가 지난해 말부터 이미 하강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면서 “올해 1분기에는 -1.9%로 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에 소비가 증가했으나 이는 대부분 10월에 이뤄진 것이고, 11월과 12월에는 오히려 소비가 줄었다. 지난해 가을에는 가계 소비가 1.1% 증가했으나 4분기에는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곧 미국 경제가 성장의 모멘텀을 잃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에 탄탄한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속해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여 올해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노동 시장의 열기는 아직 식지 않은 것으로 다시 한번 확인됐다. 미국의 빅테크 중심으로 해고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으나 고용 시장에서 여전히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1월 15∼2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8만6000건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전주보다 6000건 감소한 것으로,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WSJ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만5000건 증가할 것으로 봤으나 그 반대 결과가 나왔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68만 건으로 직전보다 2만 건 증가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2.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2.8%)과 블룸버그통신(2.6%)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보다 소폭 높은 수치이다.
지난해 4분기에 2.1% 늘어난 개인소비지출은 3분기 당시의 2.3%보다는 증가세가 다소 줄어든 것이다. 주거용 고정투자는 26.7% 급감해 주택시장 침체를 반영했다. 주거용 고정투자가 4분기 전체 GDP에서 1.3%포인트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4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3.2% 상승해 전분기(4.3%)보다 오름폭이 줄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3.9% 올라 역시 3분기(4.7%)보다 상승 속도가 느려졌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