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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지난해 4분기 2.9% 성장 '속 빈 강정' 평가…연초부터 성장동력 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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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지난해 4분기 2.9% 성장 '속 빈 강정' 평가…연초부터 성장동력 꺼지나

재고 증가에 따른 성장…소비 지난해 11·12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미국 뉴욕 맨해튼.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 맨해튼. 사진=로이터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2.9%로 나타나 예상 밖 호조를 보였다. 미국의 지난해 전체 GDP 성장률도 2.1% 증가했다. 미국 경제는 이로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딛고 일단 정상 궤도로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은 2008~2009년 당시의 ‘대침체기’ 이후 GDP 성장률이 1.5~2.9% 범위에 있었고, 지난해 2.1% 성장률이 여기에 들어간다.

미국 경제가 지난해 1분기(-1.6%)와 2분기(-0.6%)에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함으로써 기술적 침체기에 빠졌다가 3분기에 3.2%, 4분기에 2.9% 성장해 저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흐름을 보면 지난해 하반기의 성장동력이 올해 초부터 다시 꺼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 경제 전문지 마켓워치는 26일(현지 시간) “올해 1분기에는 성장률이 정체 상태를 보이고, 2분기에 다시 마이너스로 내려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S&P 글로벌은 “미국 경제가 지난해 말부터 이미 하강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면서 “올해 1분기에는 -1.9%로 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에 2.9% 성장한 내용을 뜯어보면 부정적인 요인이 많다고 마켓워치는 지적했다. 경제 성장의 절반가량이 재고 증가로 이뤄졌다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또 국제 무역 적자 감소, 정부 지출 증가에 힘입어 경제가 성장했다는 것이다. 미국 기업들은 경기 둔화를 우려해 올해 1분기부터 산업 생산을 줄일 것이고, 판매 실적 저하로 인해 재고가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마켓워치는 내다봤다.

지난해 4분기에 소비가 증가했으나 이는 대부분 10월에 이뤄진 것이고, 11월과 12월에는 오히려 소비가 줄었다. 지난해 가을에는 가계 소비가 1.1% 증가했으나 4분기에는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곧 미국 경제가 성장의 모멘텀을 잃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에 탄탄한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속해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여 올해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노동 시장의 열기는 아직 식지 않은 것으로 다시 한번 확인됐다. 미국의 빅테크 중심으로 해고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으나 고용 시장에서 여전히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1월 15∼2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8만6000건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전주보다 6000건 감소한 것으로,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WSJ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만5000건 증가할 것으로 봤으나 그 반대 결과가 나왔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68만 건으로 직전보다 2만 건 증가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2.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2.8%)과 블룸버그통신(2.6%)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보다 소폭 높은 수치이다.
미 상무부는 4분기 GDP 증가 이유로 민간 재고 투자, 소비자 지출, 연방·주·지방정부 지출, 비주거 고정투자가 증가한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 경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이 2.1% 증가해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해 4분기에 2.1% 늘어난 개인소비지출3분기 당시의 2.3%보다는 증가세가 다소 줄어든 것이다. 주거용 고정투자는 26.7% 급감해 주택시장 침체를 반영했다. 주거용 고정투자가 4분기 전체 GDP에서 1.3%포인트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4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3.2% 상승해 전분기(4.3%)보다 오름폭이 줄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3.9% 올라 역시 3분기(4.7%)보다 상승 속도가 느려졌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