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은 흔히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세금’으로 불린다. 물가가 오르면 가장 큰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빈부 격차는 더 벌어진다. 특히 지구촌이 겨울철을 맞음에 따라 서민들이 주거비와 난방비 부담 증가로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다.
로이터는 아이티, 수단, 스리랑카 등 일부 가난한 나라에서는 식료품값 상승으로 빈곤층이 급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은 러시아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7000만 명가량이 기아 위기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내년에는 올해보다 수그러들 것이라고 국제통화기금(IMF)이 밝혔다. IMF는 내년에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올해의 절반 수준인 4.7%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는 글로벌 경제의 ‘연착륙’(soft landing) 가능성이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연착륙은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 주택 시장 붕괴, 기업 연쇄 파산,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경제 활동이 둔화하는 것을 말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나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모두 금리 인상이 ‘쓴 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곧 금리 인상으로 기업들이 앞다퉈 문을 닫고, 실업자가 쏟아져 나오는 ‘경착륙’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경제의 향후 진로는 새해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주요 언론도 중국이 내년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돌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지난 3년 동안 고수했던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 절차에 들어가고, 경제 활성화를 모색하면 전 세계 물가에 상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중국 경제의 재개방은 인플레이션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전망에 따르면 중국이 내년 여름 완전히 개방되면 에너지 가격은 20% 오르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상승률은 내년 여름 3.9%에서 내년 말 5.7%로 뛸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연준이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을 가까스로 통제한 것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