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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한국, 미국 이어 ‘세계 2위 기술대국’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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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한국, 미국 이어 ‘세계 2위 기술대국’ 등극

글로벌파이낸스가 조사해 최근 발표한 ‘세계 10대 기술대국’ 순위. 사진=글로벌파이낸스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파이낸스가 조사해 최근 발표한 ‘세계 10대 기술대국’ 순위. 사진=글로벌파이낸스

근년의 경제 지표, 구체적으로는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전세계 나라를 줄 세우면 한국은 10위로 평가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브라질과 러시아에 밀려 10위권 밖으로 평가되는 경우도 없지는 않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소수 의견에 속한다.

미국이 으뜸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1위와 10위 사이를 중국, 일본, 독일, 영국, 인도,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가 대체로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력, 즉 정보통신(IT) 산업을 기준으로 순위를 평가했을 경우에는 결과가 제법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여전히 1위를 차지했지만 한국이 2위에 오른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미국을 제외하면 세계 최고의 ‘기술강국’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미국의 투자전문 매체 인사이더몽키가 세계적인 금융‧경제 매체 글로벌파이낸스의 최근 조사 결과에 기초해 평가한 결과다.

◇미국, 세계 1위 기술대국 여전


IMF가 집계한 2021년 기준 세계 10대 경제대국. 사진=IMF/비주얼캐피털리스트이미지 확대보기
IMF가 집계한 2021년 기준 세계 10대 경제대국. 사진=IMF/비주얼캐피털리스트


인사이더몽키는 5일(현지시간) 발표한 ‘전세계 기술강국’ 순위에서 한국을 미국에 이은 2위에 올렸다.
미국이 으뜸을 차지한 이유는 차고 넘쳤다.

세계 최대 전자업체인 애플,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소프트, 세계 최대 온라인 포털인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플랫폼스,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기업들이 미국 회사이기 때문.

글로벌 벤처산업의 메카이자 IT 혁명의 근원지로 불리는 실리콘밸리를 캘리포니아주에 두고 항공, 인터넷, 반도체, 컴퓨터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나라가 미국이란 점도 당연히 고려됐다.

인사이더몽키가 바탕으로 삼은 글로벌파이낸스의 지난 5월 조사 결과에서는 자본력, 투자 현황, 정보 수준, 혁신 정도 등을 기준으로 평가가 이뤄졌고 그 결과 한국이 미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인사이더몽키는 그럼에도 미국을 으뜸으로 꼽은 이유에 대해 “전세계 기술자본이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가장 많이 집중돼 있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술자본이 미국에 몰려 있는 점을 빼면 사실상 한국이 세계 최고의 기술강국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인사이더몽키는 한국을 2위로 꼽은 배경과 관련해 GDP 대비 연구개발(R&D)비 비중이 높은 점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인사이더몽키는 “한국은 기술분야와 관련해 어느 나라보다 교육수준이 높고 삼성전자를 위시한 세계적인 혁신 기업들을 갖추고 있다”면서 “특히 한국의 GDP 대비 R&D 예산 비중이 상당수의 다른 선진국들보다도 크게 높은 4.64% 수준인 점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한국에 이은 기술대국으로는 덴마크(3위), 스위스(4위), 스웨덴(5위), 대만(6위), 일본(7위), 네덜란드(8위), 핀란드(9위), 이스라엘(10위) 순으로 집계돼 대만, 일본, 이스라엘을 제외하면 유럽 국가들이 높은 순위를 거의 대부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파이낸스에 따르면 또한가지 주목할 점은 한국의 순위는 지난 2020년 조사에서는 9위에 머물렀으나 2년 사이에 1위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2020년 평가에서 1위는 노르웨이가 차지했다.

◇왜 기술력을 기준으로 집계했나


인사이더몽키는 기술력을 기준으로 선진국을 평가한 배경에 대해 지난 1760년대에 시작된 산업혁명이후 세계 경제의 흐름에서 기술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획기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라고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설명했다.

영란은행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산업혁명이 막을 올린 1750년 이전까지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0.01%에 불과했으나 1750년 이후부터 연 경제성장률이 1.5%로 폭증하기 시작해 현재까지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

영란은행은 “1750년 이전에 무려 6000년이나 걸려 겨우 이룬 경제성장을 산업혁명이 일어난 1750년 이후에는 불과 50년만에 이룩한 셈”이라면서 “기술이 향후 글로벌 경제성장을 이끌 수 밖에 없는 것도 이같은 추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세계경제포럼(WEF)도 신흥 개발국가의 경우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이 10% 증가할 경우 그 나라의 GDP가 1.4%나 올라가는 효과를 낳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