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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 부호의 자산 해외이전 성공 스토리…소호차이나 창업자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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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 부호의 자산 해외이전 성공 스토리…소호차이나 창업자 부부

중국 상하이 주거단지 건설 중인 현장의 빨간 교통 신호등 모습.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상하이 주거단지 건설 중인 현장의 빨간 교통 신호등 모습.사진=로이터
중국 최대 상업용 부동산 제국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소호 차이나(Soho China Ltd)의 장 신(Zhang Xin)과 그 남편 판 시이(Pan Shiyi)는 지금 그들의 고국 중국에서 재산을 옮기는 방안을 두고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이 부부는 소호 차이나 주식회사를 국가의 스카이라인을 재구성한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시켰고, 부부의 바하이 신앙의 창시자가 페르시아어로 쓴 책의 이름을 딴 세븐 밸리라고 불리는 패밀리 오피스(부호들이 집안의 자산을 관리·운영하기 위해 세운 개인 자산운용사 등을 말함)를 설립했다.
이들의 가장 큰 자산 중 두 가지는 중국 베이징에서 이들이 개발한 건축물만큼이나 상징적인 뉴욕의 5번가의 제너럴모터스 빌딩과 미드타운의 파크 애비뉴 플라자의 지분이라고 한다.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부문의 붕괴 이후 현재 이 두 투자의 주식가치를 합치면 약 5억 달러로 베이징에 본사를 둔 소호 차이나 회사에 대한 부부의 지분 가치와 거의 같다고 한다.

이들 부부의 스토리는 중국 내 자산 이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례 연구가 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5단계 전략은 우선 중국에서 기업을 성공적으로 키우고, 그 기업을 세계적인 거래소에 상장하고, 수십억 달러의 배당금을 지불하게 하고, 해외에 패밀리 오피스를 세워, 외국 부동산을 사들이는 것이다. 이런 전략은 다른 중국 억만장자들의 부(富)가 시진핑 주석의 '공동 부유' 정책으로 붕괴되는 동안에도 상대적으로 이 부부의 부를 지켜주었다.

사모펀드 카이위안캐피털의 브록 실버스 상무는 "중국의 다른 부동산 거물들 중 상당수가 질투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부동산 부문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본토와 거리를 두기로 한 부부의 결정은 선견지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이제 미국 사회의 붙박이가 되었다. 종종 유명한 스포츠 행사와 사회 행사에 참석하는가 하면 둘 다 하버드대학의 고참 펠로이며, 장 신은 외교 관계 위원회의 글로벌 자문위원이기도 하다. 또한 중국의 저명한 자선가로 활동하며, 이는 중국 정부와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하길 원하는 억만장자들에게 점점 더 중요한 것이다.

대조적으로 고국 중국 본토에 남아 있는 부동산 부호들의 운명이 무너지는 것을 보게 되었다. 중국 헝다그룹의 설립자인 후이 카옌은 2020년 이후 30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었고 사업 회생을 위해 사재를 털어넣도록 강요당했고, 수낙 차이나 홀딩스의 선홍빈은 회사가 달러 채권 지급을 불이행한 후 구조조정 협약을 체결하려 하고 있다. 일부 중국 정부의 전면적인 구제책이 이번 달 부동산 개발자들에게 약간의 안도감을 가져다주었지만, 그 한계는 분명했다.
그러나 이 부부조차 중국 시진핑 주석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지는 못했다. 블랙스톤은 지난해 중국 당국이 소호 인수가 환영받지 못할 것이며 향후 중국 내 사모펀드의 거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자 30억 달러 규모의 인수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익명의 관계자들은 "이들 부부의 개인 재산을 구한 것은 중국이 아닌 2007년 홍콩 증권거래소에 소호를 상장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이 케임브리지대에서 개발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런던에서 근무했던 골드만삭스가 상장업무를 담당해 진행했다고 한다.

자국민들에게 엄격한 연간 해외 자본 할당량이 주어지는 중국 본토와 달리 홍콩은 밖으로 돈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해외 자산을 구매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소호 차이나가 지원한 대부분의 돈이 미국 부동산 거래 결제 자금으로 활용되었다고 한다. 특별배당과 자본수익률 등을 포함해 2015~2017년 대부분 지출되었다.

소호 차이나의 설립자인 이 부부는 거의 18억 달러의 배당금과 자본 수익을 챙겨갔고, 그 상당 부분을 뉴욕 부동산에 투자했다고 한다.

이 부부의 패밀리 오피스의 자산, 직원 및 보고 요건은 전적으로 미국에 있다. 세븐밸리가 그들의 주식, 채권, 벤처캐피털, 사모펀드 등의 포트폴리오도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애플의 맨해튼 플래그십 매장이 있는 GM 빌딩은 올해 다수 소유주인 보스턴 프로퍼티즈의 서류에 따르면 약 32억 달러 규모로 미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오피스 타워 중 하나다. 한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소호 창업자들이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기록에 따르면 이 부부는 또 2011년 모건스탠리 등 회사들이 입주한 120만 평방피트의 건물인 파크 애비뉴 플라자 지분의 49%를 구입했다.

이 부부의 미국 자선활동은 시작부터 험난했다. 이들은 2014년부터 하버드대와 예일대에서 중국 유학생들의 장학금 후원에 엄청난 현금을 쏟아부었고, 이는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돈을 벌게 해준 고국에 기부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촉발했다.

그러나 이들의 기부금 중 많은 부분이 간쑤성 북서부에 있는 판의 고향에서 교육프로그램 등에 지원되면서 논란은 사그라들었다고 한다. 지난 9월 이들 부부는 소호의 회장이자 최고경영자에서 물러났고 자선활동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전해졌다.

부부의 자선사업에 대한 사례연구를 공동 집필한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제프리 존스 교수는 그들의 퇴장은 "비정상적으로 우아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실제로 많은 부를 밖으로 돌렸지만, 기업이 선을 행해야 하고 공동 번영에 기여해야 한다는 시 주석의 주장과 일치하는 행보이다. 따라서 이들은 부유층 가족 탈출과 같은 종류의 보복에 직면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더 많은 부자들이 중국을 떠나려고 하거나 최소한 예비 계획을 준비하려고 할 때, 소호 창업자들은 비록 오늘날 우리나라의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과 엄격한 자본 통제를 고려할 때 그러한 이야기가 성공 가능성이 작을지라도 떠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을 보여준다.

빅터 시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정치경제학과 부교수는 "그들의 타이밍은 최고로 적중했다"며 자산의 해외 이전은 "중국의 고유한 재산권 취약성에 대한 명확한 평가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