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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미니예산' 논쟁 후 주택 매입 수요 44%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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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미니예산' 논쟁 후 주택 매입 수요 44% 급감

주택 수요자, 구매 계획 포기하고 임대시장으로 몰려

영국 런던 남부 한 아파트 단지 앞에 내걸린 매매 및 임대 광고판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런던 남부 한 아파트 단지 앞에 내걸린 매매 및 임대 광고판들. 사진=로이터
리즈 트러스 전 영국총리의 지난 9월 '미니 예산'의 여파로 영국의 주택 수요가 거의 반토막 나고 있다며 주택을 사려는 수요자들은 대신 구매 계획을 포기하고 더 높은 주택 대출 금리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임대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 등 외신이 28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부동산 포털 주플라(Zoopla)에 따르면 주택 수요는 전 총리의 '미니 예산' 계획 이후 44% 감소했으며, 특히 잉글랜드 남동부와 웨스트미들랜즈에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주플라는 주택 수요 판단 기준을 단순 검색이 아니라 매도 목적의 특정 주택에 대해 에이전트에게 직접 연락하는 주택 구매 의향자로 정의하고 있다.
리처드 도넬 주플라 전무이사는 "주택시장이 8주 일찍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러스 전 총리와 그녀의 재무장관인 콰시 쿼르텅(Kwasi Kwarteng)이 제시한 감세안은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혼란을 야기했고, 일주일도 채되지 않는 기간 모기지 금리를 1%포인트 이상 인상시키고 대출 기관들이 상품 회수에 나서도록 강요했다. 그로 인해 많은 주택 수요자들이 시장에서 내몰렸다.

주택 수요가 급감하면서 내년에 물가 하락 기대감이 높아졌고, 예산 당국은 9% 하락을 전망했다.

도넬 전무는 주프라의 집값 지수가 10월 말까지 1년 동안 7.8% 상승을 기록했지만, "주택 가격 인상에 벗어나는 많은 모멘텀이 있으며, 그 지수는 항상 나중에 반영된다"고 말했다.

영국 전역 주택을 팔려는 사람들은 이미 호가에 대한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영국 남동부에서는 매도 목적의 주택의 약 3분의 1이 처음 가격에 떨어졌다고 주플라는 밝혔다.

그 점은 코로나 팬데믹 내내 뜨거웠던 주택 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로 읽힌다.
주택 시장에 대한 정부 지원, 더 넓은 공간에 대한 열망, 도심 사무실과의 불안정한 관계 이 모든 것이 코로나 팬데믹 기간 광적인 주택시장 움직임에 큰 기여를 했다. 부동산 매매와 가격이 예상 밖으로 치솟았다.

주플라에 따르면 "주택 시장은 주택담보대출에 가장 의존하는 주택 구매자들의 경제적 어려움과 2023년 경기 침체 전망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기간 지속 불가능한 강세 시장에서 보다 균형 잡힌 시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 억제 대책으로 잉글랜드 중앙은행이 여러 차례 금리를 인상하면서 주택 구입자금 차입 비용이 일년 내내 상승했다.

그 증가율은 '미니 예산'에 의해 가속화되었다. 트러스와 콰르텡의 제안이 폐기되면서 지난 몇 주 동안 대출 비용이 감소했지만 아직도 모기지 금리가 6%에 근접하고 있다.

1년 전에는 2% 미만의 모기지 금리로 널리 이용 가능했지만, 조만간 차입 비용이 그 수준으로 다시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 높아진 금리로 전국 주택 수요자들을 이탈시키고, 주택 거래 붕괴을 일으키면서 보증금을 모아온 사람들을 임대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하면서 그 늘어난 수요로 임대료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부동산 사이트 라이트무브에 따르면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부동산 매물 당 평균 36건의 문의를 처리하는 등 임대 문의가 전년 대비 25% 즉 약 10만 건 증가하고 있다.

라이트무브 렌탈팀의 크리스찬 발센은 "현재 렌탈 시장에서 수요가 매우 높아져 많은 사람들에게 큰 좌절감을 안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임대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만 하는 생애 첫 주택 실수요자 수가 늘면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시장에 더 많은 부동산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지만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