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난이 해소됨에 따라 가계 재정과 기업 활동을 짓눌렀던 인플레이션 압력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경제 전문가들이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은 그동안 높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고 앞다퉈 금리를 올렸고,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됐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것은 중앙은행에 좋은 뉴스가 될 것이라고 경제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브라질, 태국, 칠레를 비롯한 주요 신흥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일제히 내려갔고, 최근 데이터를 보면 선진국 경제에서도 인플레이션 압박이 약화했다.
독일의 공장도 가격은 10월에 전달 대비 4.2% 하락했다. 이는 1948년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도 하락했다. 미국의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보다 0.2%, 전년 동월보다 8.0% 각각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로는 4개월 연속 둔화세를 이어갔다. 지난 9월 상승률은 8.4%였다.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보다 0.2%, 전년 동월보다 5.4% 각각 올랐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7.7%로 낮아진 데 이어 10월 PPI 상승세 둔화로 '인플레이션 정점론'에 좀 더 힘이 실렸다.
FT에 따르면 주요 20개국 (G20) 국가 중에서 스페인, 멕시코, 포르투갈, 폴란드를 비롯한 대부분 국가의 10월 PPI 증가세가 둔화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새해에는 수요 감소로 인해 글로벌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소비자물가지수)이 본격적으로 내려가기 시작할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급등세를 보였던 에너지 가격도 내년에는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이 기관이 내다봤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곡물 가격지수는 10월에 1.9%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5월 당시의 40% 상승률에 비해 크게 내려간 것이다.
글로벌 운송료는 팬데믹 기간에 최대 5배가량 폭등했다가 이제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내려갔다고 FT가 전했다. 미국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비용도 2020년 12월 이후 최저 상승에 그치고 있다고 이 신문이 지적했다. 유로존에서 공장도 가격 인플레이션은 20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갔다.
미국에서 CPI 상승세가 둔화했다. 영국, 유로존, 호주의 CPI도 올해 4분기에 정점에 이른 뒤 내년부터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로이터 통신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유로론 인플레이션은 11월에 10.4%로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10월 당시의 10.6%에서 0.2& 포인트 내려가는 것이다.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대체로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대로 잡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어도 각국 중앙은행 목표치 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