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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탈륨 등 광물자원 두고 콩고 내전 악화…이웃 르완다·우간다 반군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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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탈륨 등 광물자원 두고 콩고 내전 악화…이웃 르완다·우간다 반군 지원

펠릭스 치세케디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과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의 공동 기자회견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펠릭스 치세케디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과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의 공동 기자회견 모습. 사진=로이터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지역 내에서 오랜 기간 끓어오르던 민족 간 분쟁이, 반군 민병대들이 동부지역 통제권과 그 지역 광물자원 쟁탈에 나서면서 10여년 만에 가장 큰 충돌 사태로 다시 나타났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2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며칠간 M23 반군은 고마(Goma)시 12마일 이내로 진격해 유엔 지원 콩고정부군을 주변 여러 마을에서 몰아냈다고 전했다. 이 전투로 200만 명 이상이 식량과 연료 부족을 겪고 있다고 한다.
약 2000명으로 추정되는, 이웃 국가인 르완다와 우간다의 지원을 받는 M23 반군은 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에 사용되는 탄탈륨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매장된 콩고에서 더 큰 영향력을 가지려는 게 목적으로 보인다.

이번 진격으로 M23과 이웃 동맹국들이 주석·금·콜탄 등 생산지역을 관할하고, 이미 아프리카의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 많은 실향민을 수용하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인도주의적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M23 반군은 후투족 민병대에 맞서 르완다의 주 종족 집단인 콩고 투치족을 방어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한다. 유엔 조사관들은 탄탈륨이 거의 생산되지 않는 르완다가 국경 너머 콩고 광산 광물의 비공식적 공급망을 통제함으로써 희귀한 청회색 금속의 세계 2위 수출국으로 변모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콩고민주공화국은 투치족인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이 이 지역의 광물 장악을 위해 반군 단체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카가메 대통령은 M23 반군이 합법적인 정치적 권리를 위해 싸우는 콩고 단체라고 주장하며, 전 르완다군 퇴역 지휘관들이 이끄는 반군 단체에 대한 지원 중단을 요청하는 국제적 요구를 무시해 오고 있다.

또 다른 이웃 국가인 우간다 정부는 지난 2월 국제사법재판소로부터 콩고의 자원 약탈에 대한 보상금으로 3억2500만 달러를 지불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지역 외교관들과 분석가들은 이번 전투가 지난해 펠릭스 치세케디 콩고 대통령이 우간다에 병력을 배치해 콩고에서 활동하는 이슬람국가(IS) 산하 연합군에 대한 합동작전을 펼치도록 허용하면서 촉발됐다고 말하고 있다. 국제 위기 그룹에 따르면, 이러한 움직임은 콩고의 광물자원에 대한 통제권을 놓고 우간다와 경쟁하는 르완다의 개입을 촉발시켰다는 분석이다.
고마시 인근 북부로 연결되는 주요 고속도로를 반군이 장악하면서 콩에서 생선까지 주요 식품 가격이 급등하고 식량 재고가 바닥나고 있다. 수백 명의 시위대가 정부군과 유엔 시설을 공격해 반군을 물리치지 못한 것에 대한 산발적인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고마시로 최근 피란 나온 파스칼 부라사 교사는 "매우 큰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것은 주권국가에 대한 직접적 침략이며, 국제사회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 26만 명 이상의 피란민을 발생시킨 고마시 전투로 지역 경쟁이 다시 점화되고, 다른 지역의 저항세력 활동 재개도 우려되고 있다. 이웃 국가들과 관계를 개선하고 1만2000명의 강력한 유엔군과 긴밀히 협력함으로써 이 지역의 수십 년간의 분쟁을 끝내려는 치세케디 콩고 대통령의 최근 노력이 물거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7월 이후 수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수백 명의 시위대들은 평화유지군이 민간인들을 안전하게 지킬 수 없다는 인식에 분노해 유엔 기지를 공격했다.

유엔 조사관들은 지난 8월 M23 반군이 콩고 정부로부터 정치적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도시를 탈환할 계획이라고 경고한 바 있었다.

11월13일 동아프리카 공동체의 지도자들도 11월 말 이전에 케냐에서 평화회담이 시작될 것이라며, 지역 지도자들은 콩고와 르완다 사이의 긴장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11월12일에는 수백 명의 추가 케냐군 병력이 정부군 방어를 위한 지역공동체 노력의 일환으로 고마시에 도착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무장단체에 대한 정부 지원은 용납할 수 없으며, 우리는 르완다의 M23 반군 지원에 대한 우려를 거듭 강조한다"며 미 블링컨 국무장관이 지난 8월 르완다를 방문해 르완다 관리들에게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2012년 잠시 고마시를 점령한 후, M23 반군은 정부와 평화협정을 맺었고 2013년 콩고군에 통합되었다.

1년 후 르완다는 주로 콩고지역 내 광산에서 채굴되는 주석·텅스텐·탄탈 등 광물자원으로 최고 광물 생산국으로 부상했다. 그 광물은 주로 항공우주 및 전자산업에 주로 사용된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이 광물이 규제 요건을 준수해 르완다 광산에서 채굴된다고 주장하는 르완다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전 세계 탄탈륨의 약 39%를 공급했고, 콩고는 10%를 공급했다.

르완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르완다의 연간 광물 수출·수입은 지난해 2배 이상 증가한 7억3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우간다에서도 지난 10년간 금 수출이 급증해 처음으로 커피를 제치고 국가 대표 수출상품이 됐다. 유엔은 콩고에서 나오는 광물의 90% 이상이 우간다·르완다·부룬디 등으로 밀반입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콩고 야당 지도자인 마르틴 파훌루는 최근 독일 DW방송과의 인터뷰에서 "M23은 반군이 아니며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이 콩고 광물자원 장악을 위해 콩고에 보낸 것"이라며 "우간다도 뒤지지 않고 싶어 한다. 우간다도 일부 콩고 자원을 가져가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