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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 시장 유동성 고갈로 위기…"앞으로가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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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 시장 유동성 고갈로 위기…"앞으로가 더 문제"

미국 연방준비이사회 건물 위 독수리상.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연방준비이사회 건물 위 독수리상.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채권시장의 유동성이 올해 초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시작한 이후 말라가고 있다고 야후 파이낸스 등 외신이 2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연준이 각각 3분의 1씩 사들였던 국채와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빠져나오며 양적 긴축이 시작된 데 따른 대규모 월별 채권 매입이 끝나면서 그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최근 국채가 정부 지출에 자금 조달 역할을 하지만, 규제 조치가 대형 금융기관의 시장 메이커 역할을 하려는 의지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일정한 유동성 손실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트레이더들은 2023년 3월까지 2%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보고 있다.
뉴스레터인 콘코다(Concoda)의 그레그 바커(Greg Barker)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은 유동성부족 스파이럴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즉, 연준이 국채시장 유동성을 줄임으로써 변동성이 더 많은 유동성부족을 유발하고 이는 더 많은 변동성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지난 주 2년물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약 1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심지어 투자자들이 다음 달 또 다른 대규모 금리 인상을 예상하면서 3개월짜리 채권 수익률도 4%를 넘어섰다. CBOE 변동성 지수(VIX)처럼 채권시장 변동성을 포착하는 메릴린치 옵션 변동성 추정치(MOVE)는 이번 조치가 얼마나 폭력적이었는지를 보여준다.

일부 전략가들은 이것이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메리온 캐피털의 리처드 파 수석 시장전략가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맞서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면서 달러화가 계속 상승함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를 방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를 방어해야 한다면, 그들은 달러를 조달하기 위해 미국 국채를 팔 것이다. 미 국채 매각 조치는 채권(수익률이 상승할 것이라는 의미)의 약세이며, 우리는 이 세계적인 현상이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 국채 시장 상황이 많은 독자들을 잠들게 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그 의미는 중요하다. 가계가 기록적인 부채를 떠안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률 급등이 더 높은 차입 비용으로 이어지는 것 외에도 채권 수익률은 주식시장을 망치고 있다. 스톤X 파이낸셜의 글로벌 거시전략 책임자인 빈센트 들루어드는 "멀티플은 여전히 4%의 10년 국채 수익률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의 모델대로라면 S&P 500의 공정가치가 2,950으로 현재 수준보다 20% 낮다는 것을 시사한다.

게다가, 그는 치솟는 달러는 미국 주식의 주요 수요처를 위협한다고 말한다. 그는 민간 부문 확정급여 연기금이 연간 약 4,000억 달러의 주식을 팔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가 공공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한다. 연기금 유출은 지난 20년 동안 국부펀드와 외국 중앙은행들이 많은 지분을 축적하면서 나머지 국가들이 미국 주식을 사들이면서 상쇄되었다. 그러나 달러 표시 자산을 자국 통화 방어를 위해 매각하기 때문에 약세 국채 시장과 달러 부족은 이러한 수요처를 감소시킬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 모든 것이 실물경제로 흘러가는 한 가지 방법은 소위 부의 효과 즉, 주식이나 주택과 같은 자산 가격의 상승이 가계에 더 많은 돈을 쓰게 한다는 생각을 통해서이다.
SMBC 닛코 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 라보르그나(Joe LaVorgna)는 주택 가격 상승 1달러와 주식 시장 자산 가치 1달러가 늘어날 때 소비자는 각각 약 10센트와 3센트를 소비한다고 말한다. 네커티브 부의 효과가 저축을 늘리고 지출을 줄이는 등 그 반대도 사실이다.

이제 모든 것이 동시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개인 저축률은 8월에 3.5%로 떨어졌는데, 이는 코로나 이전 10년 동안의 약 절반이다. 그는 계속되는 유동성 문제가 자산 가격 하락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 여력이 있는 가계는 경제 성장을 희생하면서 점점 더 저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식 소유가 부유층에 집중돼 있고 소득 상위 2분위가 전체 소비의 6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그 영향은 잠재적으로 크다.

연준은 자산 가격과 지출을 낮추기를 원한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역시 장기적인 공급 문제이기 때문에 수요 파괴만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

그린라이트 캐피털의 데이비드 아인혼이 지난주 투자자 서한에서 금리가 오르면 투자가 줄어들어 공급도 줄어든다. 그는 또한 추가 정부 지출이 인플레이션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재정 정책이 통화 정책을 상쇄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의 최근 보고서를 가리키며,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의 절반 가량이 재정적 기반에서 발생했으며, 특히 재정 인플레이션은 지속적이며, 통화정책에 덜 민감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식적으로 정부 정책이 주식 시장을 하락시키고, 사람들을 덜 부유하게 만들고, 물건을 덜 사게 하고, 물가가 오르는 것을 멈추게 하는 한, 우리는 모두 재정 정책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주식 시장에 대해서는 약세를, 인플레이션 대응에 대해선 강한 입장이 올바른 자세라고 믿는다"고 지적했다.

콘코다의 바커는 미국이 코로나 이전 대비 연간 2배 규모의 채권을 계속 발행하고 있다며 늘어나는 채권 공급이 점점 더 유동성 부족 상태에서 발행됨에 따라, 더 높은 수익률과 국채 시장 불안이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한다.

그것이 미 연준의 정책 선회를 꿈꾸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낙관적인 견해는 너무 근시안적이어서 그런 문제들이 국채 시장의 유동성 부족, 채권 수익률, 인플레이션을 매우 치명적이게 부채질한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