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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E, 러시아産 공급 금지 가능성…금속산업 재앙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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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E, 러시아産 공급 금지 가능성…금속산업 재앙 우려

러시아 한 금속공장 내 알루미늄 잉곳.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 한 금속공장 내 알루미늄 잉곳. 사진=로이터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 의한 러시아산 금속 공급금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것이 실현될 경우 금속산업에 엄청난 사건이자 세계 최대 금속 기업들을 세계 주요 시장에서 분리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야후파이낸스 등 외신이 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거래소측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6일(목)부터 러시아산 금속 금수 가능성에 대한 3주간의 공식 논의 절차에 착수했으며, 빠르면 다음 달에 결론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 금지 조치는 전 세계 니켈 생산량의 약 9%, 알루미늄의 5%, 구리의 4%를 차지하는 러시아산 금속이 만기 이후 선물계약으로 영국 런던금속거래소 네트워크를 통해서는 전 세계에 더 이상 거래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런 논쟁과 그 잠재적인 여파는 런던금속거래소가 실제 금속산업의 모든 부분과 얼마나 깊이 얽혀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다. 홍콩거래소(Hong Kong Exchange & Clearing Ltd.)가 2012년 인수해 소유한 개인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런던금속거래소의 결정은 세계적으로 금속 가격 결정이나 거래되는 방식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분명히 말하자면, 전 세계 금속 대부분은 LME 창고 내부를 전혀 보지 못한 채 생산자로부터 거래자와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다. 그리고 러시아 최고의 그룹인 유나이티드 루살(Rusal) 인터내셔널 PJSC와 MMC 노릴스크 니켈 PJSC를 포함하는 대형 생산업체들은 거의 런던금속거래소에서 직접 금속을 판매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거래소는 몇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첫째로, 그것은 물리적 금속산업의 마지막 수단이다. 런던금속거래소 창고들의 글로벌 네트워크의 금속 재고는 부족할 때 시장에 추가 공급될 수 있고, 과잉 재고는 런던금속거래소에 공급 보관될 수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무역업자들은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로 특히 알루미늄 과잉생산에 대비하고 있다. 일부 바이어는 러시아산 금속을 기피하면서 트레이더들은 루살산 알루미늄이 런던금속거래소에 가장 먼저 납품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일부는 수십만 톤의 유입을 예상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루살은 거래소에 많은 양의 금속을 납품할 계획임을 부인했다.
런던금속거래소가 러시아산 알루미늄의 신규 납품을 금지한다면 재고 과잉 가능성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언론이 지난주 런던금속거래소의 논의 계획을 처음 보도했을 때 러시아 금속 유입을 예상하던 트레이더들이 앞다퉈 매도 베팅을 뒤집으면서 알루미늄 가격이 8.5%나 급등해 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7일(금) 현재, 가격은 지난주 19개월 기간 최저치보다 약 10% 올랐다.

물론 런던금속거래소가 선제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유사한 가격 붕괴 가능성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에 이 과감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 즉, 많은 소비자들이 거래를 거부하는 러시아 금속이 거래소로 밀려들어 형성된 가격이 글로벌 벤치마크로서 유용하지 않게 될 것이다.

사실 신속한 금지조치의 시행을 고려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같은 결정이 진행된다면, 그 규제 시행 전에 러시아 금속 보유자들이 거래소에서 금을 납품하기 위해 서두를 수 있기 때문이다.

런던금속거래소의 어떠한 조치도 창고 흐름을 넘어서는 여파가 발생할 것이다. 예를 들어, 생산자, 거래자 및 소비자 간의 일부 계약은 금속이 "런던금속거래소 인도 가능"이어야 한다고 규정하는데, 이는 런던금속거래소에 의한 금지 조치로 그 계약이 깨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은행들은 종종 그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금속이 런던금속거래소에 납품 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왜냐하면 은행은 어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그것이 거래소에서 쉽게 팔릴 수 있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거래자들은 런던금속거래소 계약을 사용하여 물리적 재고 헤지를 할 때 런던금속거래소에 해당 금속의 납품 여부에 의존한다.

결과적으로 런던금속거래소의 어떠한 조치도 루살과 노니켈은 물론 그들의 가장 큰 고객들에게도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특히 글렌코어는 루살로부터 커머디티 등급의 알루미늄을 구매하기 위해 방대한 장기 계약을 맺고 있다.

업체들은 런던금속거래소가 시작한 협의 과정에서 루살과 노니켈의 고객들이 이 금속을 담보로 영업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런던금속거래소 내 그런 논의가 있다는 단순한 사실만으로도 1년 중 중요한 시기에 판매 협상의 불확실성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노니켈의 유럽 매출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것은 런던금속거래소에 의한 금지 조치가 러시아 회사들로 하여금 더 낮은 가격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블라디미르 포타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월 RBC TV와의 인터뷰에서 "노르니켈은 이미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현재의 판매 구조를 유지할 수 없을 경우 일부 판매를 비서방국가로 전환하는 옵션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상품 리서치 담당 이사인 콜린 해밀턴은 "결국 이것이 수급 균형을 바꾸지는 않겠지만 금속생산기업들이 새로운 거래처를 찾게 될 것을 의미한다"며 "어디선가 누군가가 그 금속을 할인해서 살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