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수출통제를 하면서 ‘화웨이 식’ 제재와 같은 규정을 적용했다. 미국 상무부는 러시아의 국방, 항공우주, 해양 분야에 사용될 수 있는 반도체, 컴퓨터, 통신, 정보보안 장비, 레이저, 센서 등을 수출통제 대상에 올렸다. 이때 '해외직접생산품규칙'을 적용했다.
미국은 FDPR로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 진출에 결정적인 타격을 주었다. 바이든 정부는 이 점을 고려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러시아 편을 든 벨라루스를 제재하는데 이 규제 장치를 동원했다.
미 상무부는 이번에 고성능 이번에 인공지능(AI) 학습용 반도체에 쓰이는 첨단 반도체 칩(연산 능력 300TFLOPS, 데이터 입출력 속도 600GB/S 이상)을 중국에 수출할 때 정부 허가를 받도록 했다. 연산 능력 100 PFLOPS(페타플롭스·1초당 1000조 번 연산 처리가 가능한 컴퓨터 성능 단위) 이상인 특정 사양의 슈퍼컴퓨터에 최종 사용되는 모든 제품이 그 대상이다.
미국은 우선 ‘우려 거래자’에 포함된 28개 기업에 대해 통제 범위를 확대하고, 아직 수출통제명단에 넣지는 않았지만, 관심 대상을 의미하는 미검증명단(unverified list)에 31개 기업을 추가했다. 미 상무부는 조사 대상 기업이 소재한 외국 정부가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해당 기업을 수출통제명단에 올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또 미국 기업이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4nm 이하 로직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 수출을 사실상 금지했다. 고사양 '증착장비'도 수출 제한 대상이다. 중국에서 가동 중인 SK 우시공장, 삼성 시안공장 등은 중국 기업과 달리 '사안별 검토 대상'으로 분류돼 장비 공급에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게 한국 정부 측 설명이다.
미 상무부는 7일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금지하고 인공지능(AI) 및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반도체 칩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특정 첨단 컴퓨팅 반도체 및 슈퍼컴퓨터용 반도체 칩 등에 대한 제한적 수출통제와 특정한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새 수출통제 방침이 이날 공개됐다. 중국 기업이 중국 내 생산시설을 소유하면 소위 '거부 추정 원칙(presumption of denial)'이 적용돼 수출이 사실상 전면 금지된다. 또 중국 내 생산시설을 외국 기업(multinationals)이 소유하면 개별 심사로 결정하겠다고 미 상무부가 밝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