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메모리칩의 수요 약화와 재고 증가로 큰 고통을 받았다고 이 신문이 지적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초 이후 40%가량이 하락해 시가 총액으로 3000억 달러(약 427조 원)가 사라졌다.
WSJ은 삼성전자가 현재의 고난이 지난 이후 전개될 미래를 준비하고 있으며 첨단 반도체 생산량을 2027년까지 현재보다 3배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세계 1위인 대만 TSMC 등을 겨냥해 파운드리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이는 풍부한 보유 현금과 기술 지배력을 고려할 때 현명한 선택이라고 이 신문이 평가했다.
현재 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TSMC 두 회사뿐이고, 인텔이 이 두 회사를 추격하고 있으나 아직 몇 세대가 뒤처져 있다고 WSJ이 지적했다. 삼성이 자체적인 소비를 위해 다량의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는 반면에 TSMC는 애플과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삼성전자가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변동성이 큰 메모리 반도체 의존에서 탈피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대만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에 대한 공포를 활용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이 신문이 지적했다. 대만 문제를 둘러싼 지정학적인 갈등이 삼성전자에는 기회인 동시에 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것도 삼성에 영향을 미친다. 삼성 중국 공장은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받을 것이나 YMTC(창장춘추)와 같은 메모리칩 분야에서 급성장하는 중국의 경쟁업체들이 삼성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이 신문이 분석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