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세계 각국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한 국가는 80개국이 넘는다. 금리 인상이 고물가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이로 인한 경기 둔화를 피할 수 없다. 이 매체는 "세계 모든 나라가 인플레이션과 싸우려고 금리를 올리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내림세를 보인다. 로이터는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고,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어 다우존스, S&P, 나스닥 모두 약세장에 진입했고, 채권 가격이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고 전했다. 26일 코스피가 3% 넘게 급락하며 2년 2개월여 만에 최저치로 마감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하루 만에 20원 넘게 급등해 1430원대로 치솟았다.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지수는 지난 20여 년 사이에 최고치 기록 경신을 계속하고 있다. 외환 시장의 동요로 한국 등에서 투자금 인출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요 국가에서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했으나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BNY 멜론의 제이크 졸리 선임 투자 전략가는 "바닥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연준을 뒤쫓아 금리 인상에 나선 중앙은행은 영국·스위스·노르웨이와 아시아의 대만·홍콩·인도네시아·필리핀,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바레인·쿠웨이트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3개국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BOE)은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오른 2.25%로 결정했다.
스위스도 기준 금리를 0.5%로 0.75%포인트 올려 2015년 이후 이어진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마감했다. 노르웨이는 금리를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인 2.2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아시아에서는 대만(0.125%포인트), 홍콩(0.75%포인트), 인도네시아(0.50%포인트), 필리핀(0.50%포인트)이 일제히 금리를 올렸다. 남아공도 기준 금리를 6.25%로 0.75%포인트 올렸다. 중동에서도 사우디·UAE·카타르·바레인이 0.75%포인트를, 쿠웨이트가 0.25%포인트를 각각 인상했다. 지난 20일 스웨덴은 1.0%포인트의 파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해 기준 금리를 1.75%로 높였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